전기차 개발 기간 21개월로 단축…기존 3~4년 주기 혁신
"중국 생태계 활용해 유럽 경쟁력 강화" 전략 구사
"중국 생태계 활용해 유럽 경쟁력 강화" 전략 구사

르노는 지난해 상하이에 ACDC를 설립하고 약 200명의 직원을 고용해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빈센트 피케 르노 그룹 전기차 사업부 암페어(Ampere) CFO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ACDC는 매우 중요한 엔지니어링 센터로 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를 위해 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케 CFO는 상하이 사업부가 암페어와 르노를 위한 배터리 구동 모델을 개발해 유럽 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는 전 세계 100개 이상 국가와 지역에서 운영되며 주로 유럽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브라질과 한국도 주요 시장이다.
상하이 사업부의 지원을 받아 르노는 이전 3~4년 주기보다 훨씬 짧은 21개월 만에 더 저렴한 버전의 트윙고 전기차를 개발했다. 가격이 2만 유로(약 2만2646달러) 미만인 이 모델은 2026년 유럽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상하이 센터는 또한 르노의 저가 브랜드 다치아(Dacia)를 위한 새로운 전기차를 단 16개월 만에 신속 개발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그룹 역사상 가장 빠른 모델 개발 기록이다. 회사는 더 저렴한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중국 BYD의 시걸(Seagull)과 니오(Nio)의 파이어플라이(Firefly)와 경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케 CFO는 "중국과의 유럽 진출 경쟁으로 인해 르노에서 전기차 및 소프트웨어 요소를 구성하는 방법을 재고하게 됐다"며 "중국에서 배워 중국 신흥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전기차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하는 전담팀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서 이러한 자동차를 판매하지는 않지만, 유럽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지식과 중국 생태계를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르노는 상하이 센터를 통해 2028년까지 차세대 전기차 비용을 40%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을 올해 두 배로, 내년에는 지난해 10만 대 미만에서 다시 두 배로 늘릴 계획이며, 유럽 시장 성장 가속화를 위해 전기차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이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는 유럽 진출을 돕기 위해 여러 중국 부품 공급업체와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2022년 르노는 중국 자동차 공급업체 민스 그룹(Minth Group)과 파트너십을 맺고 프랑스에서 배터리 케이스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해 2023년 생산을 시작했다.
피케 CFO는 "진입장벽과 물류비용이 유럽에서의 생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중국 기업이 핵심 역할을 하는 공급 생태계의 세계화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럽에 더 많은 글로벌 공급업체가 있으면 이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낮은 생산비용, 첨단 배터리, 스마트 콕핏 같은 지능형 기능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서구 자동차 대기업들이 중국의 전기차 기술 발전에 더 주목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2022년 상하이에 연결성, 자율주행, 빅데이터에 중점을 둔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중국은 독일 이외 지역에서 BMW의 최대 연구개발 네트워크 본거지이기도 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