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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中 딥시크 제재는 '잘못된 전략'"…"투명성·국제 표준으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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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中 딥시크 제재는 '잘못된 전략'"…"투명성·국제 표준으로 대응해야"

첨단 AI 통제 '복잡성' 간과…수출 통제, 中 모델 개발 막지 못해 '한계'
"금지 아닌 협력으로 AI 위험 관리해야…동맹과 투명성 표준 구축 시급"
지난 4월 의회 보고서는 딥시크(DeepSeek)를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심오한 위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기술에 대한 논쟁은 첨단 AI를 제어하는 작업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의회 보고서는 딥시크(DeepSeek)를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심오한 위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기술에 대한 논쟁은 첨단 AI를 제어하는 작업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신생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러한 특정 기업을 겨냥한 조치가 중국의 AI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광범위한 전략의 근본적인 허점을 수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2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최근 의회 보고서가 딥시크를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심오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데이터 전송, 검열, 엔비디아 칩 사용 의혹 등을 제기했지만, 전문가들은 첨단 AI 기술 통제의 복잡성을 간과한 단편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폴 트리올로 글로벌 기술 정책 책임자는 딥시크를 둘러싼 논쟁이 첨단 AI 통제라는 훨씬 더 큰 과제의 복잡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수년간 미국은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을 늦추기 위해 중국의 훈련용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는 데 수출 통제의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일단 모델이 훈련되어 공개되면, 그 확산을 관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동맹국과 산업계의 반발에 따라 AI 확산 규칙을 일부 수정한 움직임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중국 기업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프론티어 AI 기술을 따라잡고 있다는 두려움이 정책의 기저에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의회 보고서는 딥시크가 군사 연계 의혹을 받는 차이나모바일 인프라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전송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한 답변을 검열하며, 미국 최고 모델의 출력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모델 증류'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트리올로 책임자는 이러한 우려 중 상당수가 딥시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국 기술 생태계의 일반적인 특성이거나, 규제 회색지대에 있는 업계 관행(모델 증류 등)이라고 반박했다.

차이나모바일 연계는 중국 앱의 표준이며, 정치적 민감 콘텐츠 검열 역시 중국 국내법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는 딥시크를 차별화하는 것은 위험의 성격이 아니라 '성공의 시점과 속도'라고 강조하며, 진짜 문제는 딥시크가 미국 최고 수준의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공개적으로, 그것도 통제하기 어려운 오픈소스 배포를 통해 달성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AI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단순한 금지와 제한의 반복보다는 더 현명하고 지속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출 통제가 중국의 훈련용 칩 접근을 늦췄을지는 몰라도, 딥시크의 등장과 급속한 발전은 이러한 조치가 첨단 AI 모델 개발 자체를 막지는 못했음을 시사한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다른 중국 기업들도 이미 매우 유능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종종 중국과의 백엔드 연관성이 없는 미국 기반 인프라에서 자유롭게 접근 가능하다.

틱톡의 사례처럼 딥시크의 모바일 앱을 미국 정부 기기에서 금지하거나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더라도, 깃허브(GitHub)나 허깅페이스(Hugging Face) 같은 플랫폼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딥시크의 오픈소스 모델에 대한 개발자들의 매력을 약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시민이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하거나 호스팅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는 법적으로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며, 영향력 있는 오픈소스 AI 커뮤니티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주장 역시 현재로서는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전면적인 금지는 오히려 인터넷 개방성과 혁신의 수호자로서 미국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중국에게 유리한 빌미를 제공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트리올로 책임자는 경고했다.

또한, 딥시크가 화웨이와 협력하여 모델 성능을 최적화하는 것은 중국 기술 생태계 전반의 일반적인 관행이며, 딥시크만을 문제 삼는 것은 원칙에 입각하기보다는 표적 공격처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AI 전략이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드웨어 수출 통제에만 집중하는 것은 오픈소스 모델의 확산 능력을 간과하는 불완전하고 구시대적인 접근 방식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신, 워싱턴은 오픈소스 모델의 호스팅 및 사용 방식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고, 워터마킹, 출처 추적, 감사 메커니즘 등을 활용하여 AI 시스템의 출처와 안전성을 식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동맹국, 심지어 중국과도 협력하여 AI 개발, 모델 증류, 훈련 데이터 소스의 투명성에 대한 기본 표준을 설정하고, 책임 있는 AI 사용을 위한 명확하고 일관된 법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딥시크 사태는 AI 경쟁의 경고 신호일 수 있지만, 미국의 과잉 대응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