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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세로 미국 소비자 가격 급등 불가피…제조업체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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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세로 미국 소비자 가격 급등 불가피…제조업체들 경고

트럼프 30% 관세에 유아용품·의류업체 재고 부족·운송비 급등
소매업체 절반 이상 "비용 전가 불가피"…소비자 심리 2년 최저
쇼핑객들이 미국 뉴저지에 있는 월마트 슈퍼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이 소매업체는 국가 무역 정책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쇼핑객들이 미국 뉴저지에 있는 월마트 슈퍼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이 소매업체는 국가 무역 정책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부과한 대중 관세가 30%로 확정된 가운데, 중국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들이 재고 부족과 운송비 급등으로 앞으로 몇 주 동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타깃과 아마존닷컴 등 소매업체를 위한 유아용품 제조업체 랄로의 공동 설립자 겸 사장인 마이클 비더는 "부모들은 물가 상승에 대해 절대적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6월 말이나 7월 초까지는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9일 중국산 수입품에 145% 관세를 부과한 순간 중국으로부터의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가, 5월 12일 관세가 30%로 인하되자 중국 공장에 갇혀 있던 수십만 개 품목을 미국행 선적 컨테이너에 선적하기 위해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가 완전히 재입고할 충분한 시간이 없어 "일부 중요한 제품의 재고가 일정 기간 품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사업주들의 곤경은 트럼프의 불안정한 관세 정책 동안 가격 상승으로부터 대체로 보호받았던 미국 소비자들의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시사한다. 이윤 마진이 압박을 받으면서 지난달 알리안츠 무역이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무역전쟁 비용 증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제이피모건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이 세 자릿수에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약 41%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중국의 평균 관세율 28%보다 높다.

미국 소비자들은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다.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예비 수치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심리를 추적하는 5월 지수는 인플레이션이 9.1%로 정점을 찍은 2022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카고에서 노인 소비자를 위해 "적응형" 의류를 만드는 조 앤드 벨라의 설립자 지미 졸로는 작년 가을부터 중국에서 제품을 선적하기 위해 서둘렀고, 그 과정에서 추가 창고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재 베스트셀러 바지가 약 80% 매진된 상태다.

바지를 대량으로 주문하는 경우 처리 시간이 최대 110일까지 걸릴 수 있으며, 스웨터와 가디건은 75일, 양말은 3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졸로는 설명했다. "우리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재정적으로 실행 가능한 사업이 되어야 한다. 걸어야 할 미세한 선"이라고 말했다.

졸로는 소규모 사업체들이 직물에서 자석, 지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원자재를 중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세 정책은 이 나라의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 과도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전미제조업협회가 지난 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중소 제조업체들의 87%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부분이 해외에서 생산된 투입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월마트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신학기 용품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경고했다. 랄프 로런의 최고경영자는 "관세 인상의 잠재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말과 2026년 초 "추가 가격 책정 조치"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키도 6월 초부터 미국에서 일부 신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노트북 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 그룹도 관세로 인한 비용 인상으로 가격을 조정했다고 양 위안칭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밝혔다.

관세 인상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 않은 기업들도 가격 인상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배송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해운 컨설팅 회사 드류어리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당 운임이 23일 현재 2,276달러로 5월 첫째 주보다 10% 상승했다.

디메르코 익스프레스 그룹의 부사장 캐시 리우는 지난 한 주 동안 운임이 약 20% 상승했으며 6월 중순까지 6000달러 이상으로 3배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책 불확실성도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졸로는 트럼프가 145% 추가 관세를 발표한 후 소량의 의류 선적을 중단했으며, 면제 조항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의회와 세관 당국에 연락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며 현재 진행 중인 정책 불확실성이 사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토로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