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서 세계 최초 로봇 킥복싱 대회 개최...실전 데이터 수집이 목적
中 11개 로봇 제조사 중 6곳이 올해 1000대 이상 생산 계획
中 11개 로봇 제조사 중 6곳이 올해 1000대 이상 생산 계획

26일 항저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하는 세계 최초의 킥복싱 대회가 열렸다. 인간 파이터를 닮은 헬멧과 권투 글러브를 착용한 4대의 유니트리 G1 로봇이 라운드하우스 킥과 엘보우 스트라이크 등 정교한 동작을 빠르고 정확하게 선보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베이징 마라톤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가한 데 이어 열린 것으로, 로봇들이 인간 운동선수의 형태로 팔을 리드미컬하게 휘두르며 빠르고 짧은 보폭을 유지하며 달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 실전 데이터 수집이 핵심 목적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리서치 노트에서 "중국이 하드웨어와 공급망에서 강력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스타트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개발에 본격 나섰다"며 "실제 세계 및 작업 정확도와의 일관성 달성을 위해 실제 데이터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스포츠 대회 참가가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라 실제 데이터 수집과 로봇의 민첩성, 조정, 적응력 개발 가속화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상용화에 앞서 투자 유치를 위한 광범위한 경쟁의 일환이기도 하다.
윌라멧 대학 리앙 옌 경제학 교수는 "기업들이 지형, 바람, 습도, 온도 같은 복잡한 실제 시나리오를 탐색하면서 배터리 교체 시스템, 내마모성 재료, 로봇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테스트한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 작업 비디오에서 기본 작업을 학습하고, 원격 조작이나 시뮬레이션 데이터로 미세 조정한 후 실제 환경에 배포되는 3단계 훈련 과정을 거친다. 온보드 센서와 실시간 적응성을 활용한 자율 운영을 위해서는 약 1000만 시간의 실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 대량 생산 앞둔 중국 로봇 업계
격투 대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승리하려면 양손과 다리로 상대방의 머리와 몸을 정확히 타격해야 하며, 이는 균형, 관절 조정, 동력 시스템을 동시에 테스트하는 고난도 과제다. 빠르고 강력한 움직임은 높은 충격과 토크를 발생시켜 지속적인 힘이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유니트리 로보틱스, 애지봇, 갈봇, 엔진 AI, 레주 로보틱스 등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11곳 중 6곳이 올해 1000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애지봇은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링시 X2'의 파트너 모집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2025년 상용화를 달성해 로봇이 실제 시나리오에서 실제 가치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올해 8월에는 베이징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가하는 최초의 종합 스포츠 대회인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이 열릴 예정이다.
마브리지컨설팅의 마크 내킨 전무는 "로봇 간 경쟁 주최는 개발자들 간의 건설적 경쟁을 촉진하는 좋은 방법"이라며 "1997년 가리 카스파로프와 IBM 딥블루 간 체스 경기가 불러일으킨 흥분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