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총리 "세계 인구 25% 차지하지만 무역 비중 5%...확장 잠재력 거대"
위안화 결제 확대 합의...분석가들 "미니 아시아 동맹" 형성 평가
위안화 결제 확대 합의...분석가들 "미니 아시아 동맹" 형성 평가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중국-GCC 경제포럼 개막식에 참석, "고조되는 지정학적 갈등과 대립에 직면해 우리는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인 전략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계 인구 25% 차지하는 거대 경제블록
같은 날 3자는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무역, 공급망, 인프라, 금융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10개국, GCC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페르시아만 연안 6개 아랍 국가로 구성됐다.
리 총리는 "이 세 정당은 세계 인구와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세계 무역의 5%에 불과해 엄청난 확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중국과 세계화 싱크탱크의 왕 후이야오(王輝耀) 회장은 "아세안과 중국은 이제 새롭고 상호 강화하는 경제 강국이 됐다"며 "이것은 효과적으로 '미니 아시아 동맹'을 형성한다"고 평가했다.
왕 회장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현재 진행 중인 무역전쟁 속에서 이는 중국에 강력한 새로운 전략적 지렛대를 제공한다"며 "새로운 포럼에 걸프 국가들이 포함되는 것은 이 동맹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위안화 결제 확대 및 탈달러화 추진
공동성명에 따르면, 중국, 아세안, GCC는 3지역 간 무역 결제와 국경 간 결제에서 현지 통화 사용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국제 결제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의 탈달러화 전략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쑤 웨(Su Yue)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미국 간 무역 긴장이 심화됨에 따라 아세안과 GCC 국가들이 양대 강대국 간 전략적 연결고리 역할을 점점 더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관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무역에서 위안화를 더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구조적 도전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완전히 대체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 신중한 균형외교 필요성도 지적
다만 아세안과 GCC 회원국들이 중국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과의 무역 흑자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미국과의 장기적 관계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같은 날 베트남에서 한 연설에서 베이징과 워싱턴이 추구하는 초강대국 정치가 아시아 전역 국가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간 갈등은 이 중요한 지역에서 훨씬 더 큰 갈등의 위험을 드리우는 지정학적 사실"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인프라 투자 확대 전망
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공동성명이 중국이 3지역 간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협력 체제는 중국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제질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향후 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