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쿤 "자유무역 시스템 고수할 것"...트럼프 보호주의에도 불구하고 성장 지속 전망
미국 원조 삭감으로 차입국 효율성 높아질 것...6월 차기 총재 선출 예정
미국 원조 삭감으로 차입국 효율성 높아질 것...6월 차기 총재 선출 예정

진 총재는 29일 도쿄에서 열린 닛케이 아시아의 미래 포럼에서 연설하며 아시아가 "회복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는 다른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 총재는 중국, 일본, 한국뿐만 아니라 아세안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 그늘 속에서도 "자유무역 시스템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아세안 회원국들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통해 건전한 거시경제 관리의 중요성을 배웠으며, 오늘날의 관세 혼란이 이를 되돌릴 수 없는 교훈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발언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100%를 훨씬 넘는 관세로 서로 타격을 입은 지 몇 주 후에 나왔다. 두 나라는 5월 중순 관세 대부분을 인하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90일 유예 후 전체 관세는 중국에 대해 54%, 미국에 대해 34%까지 다시 인상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많은 국제협력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지난 1월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한 해외 원조를 대부분 폐지했다. USAID는 약 130개 국가와 지역에 의료, 식량 및 기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양자간 대외원조의 주요 수단이었다.
그럼에도 진 총재는 자신감 있는 어조를 유지하며 희망적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양허 자금 감소는 차입자가 더 비용 효율적이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자들이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져 "최소한 자금 조달 감소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 총재는 "이들 국가 중 일부의 외부 양허 자금 지원 감소는 확실히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나쁜 것에서 반드시 좋은 것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AIIB는 2016년 운영을 시작했으며,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친환경 인프라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은행과 같은 서방 지원 다자간 대출기관의 대안으로 여겨지며 2025년 4월 현재 110개 회원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은행의 투자액은 전 세계 318개 프로젝트에 총 607억 6000만 달러에 달한다.
AIIB는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진 총재는 이러한 견해를 거부하며, 이 단체의 규정은 57개 창립 회원국들과의 협상을 통해 개발되었으며 국제 기준에 기초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주요 경제국들이 기관 자체와 개별 회원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은행에 봉사하는 한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확실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은 AIIB 회원국이 아니지만, 영국, 호주, 프랑스와 같은 서구 강대국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AIIB는 오는 6월 연차총회에서 차기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며, 진 총재의 임기는 2026년 1월 끝난다. 약 30%의 최대 주주인 중국은 전 재무부 차관인 쪼우자이(Zou Jiayi)를 후보로 지명했다.
진 총재의 발언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과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역내 국가들의 협력 강화와 자유무역 체제 유지 의지가 외부 충격을 극복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