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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폭발' 유리가 먼저 움직였다… 아마존·코닝 동맹에 삼성·SK 긴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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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폭발' 유리가 먼저 움직였다… 아마존·코닝 동맹에 삼성·SK 긴장하는 이유

미국 중심 AI 인프라 공급망 내재화 가속… 계약 공표 직후 코닝 주가 4% 급등
메타·엔비디아 이어 세 번째 메가 베팅… 국내 광케이블·반도체 기업 희비 교차
미국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거대 기업 아마존이 유리가공·통신부품 기업 코닝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섬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거대 기업 아마존이 유리가공·통신부품 기업 코닝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섬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거대 기업 아마존이 유리가공·통신부품 기업 코닝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섬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할 핵심 인프라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대규모 광섬유 확충은 거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 확장으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HBM(고대역폭메모리) 탑재 서버의 폭발적 수요 증가를 유발하는 핵심 선행 지표다.

이번 계약은 미국 내 AI 설비투자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HBM 및 광통신 부품 수출 전선에도 직접적인 낙수효과와 구조적 리스크를 동시에 예고한다. CNBC8(현지시각) 이 같은 대형 계약 사실과 함께 코닝의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4% 이상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메타·엔비디아 이어 아마존까지… 빅테크가 코닝을 찾는 이유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확장과 AI 연산 능력 강화를 위해 코닝의 광섬유 케이블과 네트워크 솔루션을 대규모로 도입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수만 개의 GPU와 메모리 칩을 초고속으로 연결해야 하므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양의 광섬유 가닥이 필요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내 광 연결 수요는 GPU 수 증가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를 보인다. 코닝은 독보적인 저손실 광섬유(low attenuation) 기술력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대응 경험, 그리고 미국 내 대량 생산 능력을 동시에 갖춘 미국 내에서 대체가 쉽지 않은 핵심 공급자다.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코닝을 선점하려는 이유다.

이번 계약으로 코닝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공장을 증설하고 최소 1000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새로 만든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데이터센터에 100억 달러(1527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확약한 상태다.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가 미국 제조업 회복과 지역 고용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닝의 수주 랠리는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1월 메타가 60억 달러(91600억 원) 규모의 광케이블 공급 계약을 맺었고, 5월에는 엔비디아가 32억 달러(48800억 원)를 코닝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아이폰 유리를 만드는 기업으로 유명했던 코닝이 AI 인프라의 핵심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이 회사 주가는 2023년 말 대비 6배 가까이 폭등했다.

미국 중심 '공급망 내재화' 압박… 한국 산업계 손익계산서는


아마존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산 광섬유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공급망 온쇼어링(국내 생산)'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 및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기조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인프라까지 사실상의 국산화 요구를 확대하는 흐름이다. 웬델 위크스 코닝 CEO 역시 미국 내 회복탄력성 높은 제조 기지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은 한국 경제와 산업계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안겨준다.

우선 반도체 업계에는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확장은 고성능 AI 서버에 필수적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확대로 직결된다. 광통신망이 깔리는 속도만큼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도 늘어나는 동행 관계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네트워크→연산→메모리' 순으로 확산하면서, 현재는 메모리(HBM) 수요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는 구간에 진입했다.

반면 하드웨어 계층의 종속 리스크는 대비가 필요하다. HBM 등 첨단 패키징 기반 메모리는 수혜가 예상되지만, 광통신망과 인터커넥트 계층은 미국 기업 중심으로 생태계가 완전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LS전선이나 대한광통신 등 국내 광케이블 제조사들은 미국 현지 공장 유무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으며, 북미 시장 내 점유율 경쟁에서 소외될 위험이 존재한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임에도 밸류체인 주도권에서는 점차 후방으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이 국내 AI 밸류체인의 실적 호전 흐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추진력이 될 것으로 풀이한다.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규모가 꺾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을 불식시키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으로 진단한다.

전망 및 투자자 체크포인트


단기적 관점에서는 코닝의 주가 랠리가 뉴욕증시 내 인프라·장비 섹터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의 대규모 자금 집행이 시작되는 새 분기부터 관련 부품사들의 깜짝 실적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 내 제조 기반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산 부품 비중을 강제로 늘릴 경우, 국내 장비사들은 합작법인 설립이나 현지 공장 건설이라는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국내 투자자가 향후 리스크와 기회를 판단하기 위해 당장 확인해야 할 지표는 네 가지다.

첫째, 미국 빅테크 4사의 분기별 설비투자 추이 분석이다. 빅테크의 자금 집행 규모는 국내 HBM 반도체 전방 수요의 핵심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둘째, 코닝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의 가동률 및 추가 수주 동향이다. 인프라 확장 속도를 파악하면 국내 부품사들의 실적 호전 시점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셋째, 엔비디아 차세대 GPU 출하량 및 제품별 HBM 탑재량 변화 파악도 중요하다. 연산 장치 공급량 추이를 통해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의 실질 수주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넷째, 한국 관세청의 대미(對美) 광통신 부품 및 반도체 수출 통계 변동을 지켜봐야 한다. 미국 중심 온쇼어링 정책이 국내 기업의 실질 수출 물량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