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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 2026년 중간선거서 공화당 발목 잡나...유권자 63%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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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 2026년 중간선거서 공화당 발목 잡나...유권자 63% 반대

경제 정책 지지율 42.3%로 하락, 소매업계 이익률 3% 불과해 관세 부담 한계
관세 정책이 내년 중간선거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 행사장에서 앞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관세 정책이 내년 중간선거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 행사장에서 앞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최대 부담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유권자들이 관세 때문에 물가가 오르는 것을 직접 느끼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8(현지시각) 칼 로브 전 백악관 선임고문의 기고문을 통해 "관세가 2026년 공화당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 관세 정책 지지율 급락, 주식시장도 출렁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분명히 보여준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 수행 지지율은 47.8%였지만,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42.3%에 그쳤다. 비지지율은 각각 49.7%52.8%를 기록했다.

마켓 로스쿨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7%만이 관세 정책에 찬성했고, 63%는 반대였다. 특히 응답자 58%는 관세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답했으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시장도 관세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선포하면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관세 위협을 철회하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행정부 내 혼선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트루스 소셜에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이 "아무런 진전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든 EU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오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폭스 뉴스에서 이를 "무역 협정 체결을 가속화하기 위해 EU에 불을 지피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소매업계 이익률 한계, 건설업계도 타격


관세 정책의 부작용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지난달 관세가 미국인들의 물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인정하며 "아이들이 인형 30개 대신 두 개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후 "미국 소비자가 부담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믿지 마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소매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월마트의 지난 4월 이익률은 2.75%에 불과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관세 비용 자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타깃의 최근 이익률은 3.95%, 베스트바이는 2.23%로 모두 관세 부담을 흡수하기에는 여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46% 관세, 방글라데시에 부과할 37% 관세, 인도네시아산 운동화에 부과할 32% 관세 등이 현실화되면 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자동차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포드는 지난달 초 2025년 예상 이익을 약 15억 달러(2조 원)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협상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부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신규 주택 건설 허가 건수는 거의 5% 줄었고, 전미주택건설협회 신뢰지수는 34%로 떨어졌다. 이는 건설업자들이 미래를 낙관하는 기준인 50%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관세 때문에 콘크리트, 파이프, 건식벽체, 목재 등 수입 건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동네 철물점 계산원은 최근 보도에 따르면 1200개에서 1500개 품목의 가격을 조정하느라 바쁘다고 했다. 앞으로 가격이 오를 품목이 수천 개 더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권자들은 물가 상승이나 상품 감소의 원인을 외국 탓으로 돌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공화당을 탓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호혜주의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무역 협상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