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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백악관서 트럼프 면담…“금리 결정, 정치적이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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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백악관서 트럼프 면담…“금리 결정, 정치적이면 안 돼”

2017년 11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 제도 의장 지명자가 워싱턴 백악관의 연단으로 이동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11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 제도 의장 지명자가 워싱턴 백악관의 연단으로 이동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하고, 금리 결정이 정치적인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면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정책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기준금리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NBC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회동 사실을 공식 확인하며 "통화정책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대통령의 초청으로 파월 의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경제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 등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정책 방향은 오로지 경제지표와 경제 전망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한 성명에서 "통화정책은 신중하고 객관적이며 비정치적인 분석에 기반해 결정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만남은 미국 경제가 민감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관세 정책을 추진 중이고, 연준은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책무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이 입장을 공개적으로 수차례 밝혀왔고, 이제 비공식적으로도 그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5월까지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회동에 JD 밴스 부통령,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배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연준이 늦기 전에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데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면서 "늘 타이밍을 놓치는 파월이 이번에도 망칠 가능성이 크다. 누가 알겠느냐"고 비판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직전인 지난해 12월 이후 금리를 동결해 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직 만난 적이 없다며 "내가 먼저 면담을 요청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의장이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그런 제안은 항상 대통령 측에서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만남으로,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르면 오늘 9월경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6월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