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에 따르면 미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댄 오다우드가 이끄는 안전 단체 ‘던 프로젝트’는 테슬라 모델Y 차량이 스쿨버스 앞을 지나가다 어린이 모형을 들이받는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실험에서 모델Y는 FSD 13.2.9 버전을 실행 중이었으며 정차한 스쿨버스에서 붉은 경고등이 점등되고 정지 신호판이 펼쳐진 상황에서 도로를 횡단하던 아이 크기의 마네킹을 인식하고도 전혀 감속 없이 그대로 주행했다.
오다우드는 “차량이 분명히 마네킹을 보행자로 인식했지만 멈추지 않았다”며 “스쿨버스 경고 신호와 어린이 탑승 상황을 무시한 채 그대로 돌진했다”고 밝혔다.
던 프로젝트는 이미 지난 2023년 슈퍼볼 광고를 통해 테슬라 FSD의 스쿨버스 관련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오다우드는 “2년 반 전부터 이같은 위험을 경고했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홀리스터에서는 테슬라 모델Y가 하차 중이던 고등학생을 들이받아 중상을 입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차량은 오토파일럿 또는 FSD 모드 중 하나가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목뼈와 다리가 골절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중대한 부상을 입었다.
테슬라는 내달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모델Y에 기반한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시내 도로에서 운영될 이 차량이 정차한 긴급 차량이나 스쿨버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잘롭닉은 “이는 앱이 오류를 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위험을 수반하는 만큼 ‘빠르게 만들고 깨뜨리라’는 실리콘밸리식 개발 철학이 적용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다우드는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자율주행 홍보 방식에 대해 “10년 넘게 약속만 하고 실현하지 못한 자율주행 기술”이라며 “이 영상이 조작됐다면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걸었을 텐데 그런 조치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