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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칩 혁명 온다"…아일랜드 연구진, 양자 컴퓨팅 소재 발견 새 지평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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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칩 혁명 온다"…아일랜드 연구진, 양자 컴퓨팅 소재 발견 새 지평 열어

코크대 연구팀, '우라늄 디텔루라이드(UTe₂)'의 위상 초전도체 특성 확인
기존 양자 컴퓨터 잡음 극복 기대…마요라나 페르미온 활용 가능성 제시
아일랜드 코크대학교(UCC)의 연구원과 과학자들은 특정 소재를 대규모로 사용해 양자 컴퓨팅 마이크로칩을 만드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설계했다.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일랜드 코크대학교(UCC)의 연구원과 과학자들은 특정 소재를 대규모로 사용해 양자 컴퓨팅 마이크로칩을 만드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설계했다.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
아일랜드 코크대학교(UCC) 연구원과 과학자들이 양자 컴퓨팅 마이크로칩 제조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소재 발견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특정 물질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첨단 과학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코크대 연구진의 이 같은 성공은 현재 양자 컴퓨터의 고질적인 문제인 '잡음'을 획기적으로 줄여 더욱 강력하고 안정적인 양자 컴퓨터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덩 하이 리(Dung-Hai Lee) 교수의 이론적 연구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 및 메릴랜드 대학교의 성 란(Sheng Ran) 교수, 존피에르 파글리오네(Johnpierre Paglione) 교수가 개발한 재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UCC 데이비스 그룹의 연구원들은 전 세계 단 세 곳의 연구실에서만 사용 가능한 특수 장비를 활용해 잘 알려진 초전도체인 우라늄 디텔루라이드(UTe₂)가 본질적인 위상 초전도체가 되는 데 필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위상 초전도체, 양자 정보 저장의 새 길


위상 초전도체는 표면에 '마요라나 페르미온'이라는 새로운 양자 입자를 포함하는 독특한 물질이다. 이론적으로 이 초전도체는 현재 양자 컴퓨터에서 흔히 발생하는 잡음과 무질서로 인한 방해 없이 양자 정보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어 차세대 양자 칩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UTe₂는 2019년 발견된 이후 고유 위상 초전도성에 적합한 강력한 소재로 여겨져 왔지만, 그 적합성이 실험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었다. 이번 연구팀은 시머스 데이비스 교수가 개발한 새로운 스캐닝 기술을 사용해 UTe₂가 위상 초전도체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물질임을 최초로 입증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데이비스 그룹의 박사 과정 연구원인 조 캐럴과 마리 퀴리 박사후 연구원인 쿠아니시 주섭베코프도 참여했다.

안드레예프 STM 활용…새로운 접근법으로 돌파구 마련


실험은 안드레예프 주사전자현미경(STM)을 사용해 수행되었으며, UTe₂가 본질적으로 고유한 위상 초전도체임이 밝혀졌다. 비록 물리학자들이 기대했던 종류의 초전도체는 아니었지만, 이는 최초의 실험적 확인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돌파구로 평가된다.

조 캐럴 연구원은 기존 연구 방식과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연구자들은 금속 탐침을 사용해 위상 초전도체를 탐색했지만, 우리의 기술은 UTe₂ 표면을 탐침하기 위해 또 다른 초전도체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표면 전자를 측정에서 제외하고 마요라나 페르미온만 남게 된다"고 밝혔다. 캐럴 연구원은 이 기술이 다른 재료의 위상 양자 컴퓨팅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자 컴퓨팅의 미래 앞당긴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수년이 걸릴 복잡한 수학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풀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은 더 많은 양자 비트(큐비트)를 사용하는 양자 프로세서 개발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양자 계산의 불안정성은 큰 난관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 '마요라나 1'을 발표하며 이를 "토폴로지 코어로 구동되는 세계 최초의 양자 처리 장치(QPU)"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양자 컴퓨팅을 위한 특수 초전도체를 만들기 위해 여러 재료를 복잡하게 쌓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 데이비스 그룹의 새로운 연구 덕분에 과학자들은 단일 재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양자 칩의 효율을 높이고 하나의 칩에 더 많은 큐비트를 탑재할 수 있게 하여, 강력한 차세대 양자 컴퓨터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만들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