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하버드대 제374회 졸업식에서 국제개발학을 전공한 중국인 졸업생 장위롱(장루안나 장)은 졸업식 연설자로 나서 “우리는 서로를 틀렸다고 증명해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놓지 않기로 결심함으로써 함께 일어선다”고 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유학생들의 비자 대거 취소를 천명한 직후 나왔다. 같은 날 연방 판사가 외국인 유학생 입학 금지 조치에 제동을 건 것과도 맞물리며 논란이 이어졌다고 BBC는 전해했다.
BBC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들은 장의 연설에 대해 “눈물이 났다” “국제무대에서 중국 청년의 마음을 대변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귀족적 배경이 일반 유학생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은 고등학교 시절 영국 카디프 식스폼 컬리지에서 유학한 뒤 미국 듀크대를 거쳐 하버드에 진학했다.
미국 보수 진영은 장의 배경을 문제 삼았다. X 계정 ‘@amuse’를 쓰는 X 사용자는 “장위롱은 중국 공산당의 감시를 받는 민간 외교기구 소속 인사의 딸”이라며 “이런 인물을 연설자로 선정한 것은 하버드가 당과 협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계정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콘텐츠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 대한 성적 이미지도 게시한 바 있다.
장위롱은 연설에서 “공동의 미래를 믿는다면 우리가 적이라 부르는 이들도 인간임을 잊지 말자. 타인의 인간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 자신의 인간성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버드의 국제적 학습 환경에 대해 “서로의 전통을 넘나들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중국 내 다른 SNS에서도 공감을 얻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레드 노트’에서는 “그녀의 말에 마음이 울렸다”, “너무 감동적이었다”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반면 웨이보에서는 “이런 인재는 미국에 남게 하자”며 냉소적인 반응도 일부 나왔다.
하버드대에는 6800명 이상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으며 전체 재학생의 약 27%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중국 출신, 700명 이상은 인도 출신이라고 BBC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