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기술 되살려 안전성·경제성 확보…서던컴퍼니와 앨라배마 현장 시험 시작

인라이트는 이미 앨라배마·조지아·미시시피 최대 전력회사인 서던컴퍼니와 첫 대형 계약을 맺었다. 서던컴퍼니는 올해 말까지 앨라배마주 버밍엄 근처에 80kW/1.5MWh 규모 인라이트 시범 사업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 배터리는 가연성 전해질을 쓰지 않아 화재 위험이 낮고, 생산 부품을 국내에서 구할 수 있으며 제조 과정이 간단해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 1970년대 기술의 현대 부활
인라이트 에너지를 이끄는 안토니오 바클리그 스탠포드 연구원은 지난 8년간 전력망 규모 저장장치용 다른 배터리 기술을 연구해왔다. 바클리그 연구원은 광범위한 배터리 기술을 살펴본 끝에 나트륨 메탈 할라이드 배터리 제품군을 찾아냈다. 영국 베타 리서치가 1970년대 처음 개발한 철-나트륨 배터리에 주목한 것이다.
당시 베타 리서치는 더 큰 에너지 밀도 때문에 1980년대 니켈-나트륨 배터리로 바꿨지만, 바클리그 연구원은 지금 전력망 규모 응용 분야에서는 철-나트륨이 더 맞다고 판단했다. 바클리그 연구원은 "전기자동차와 견줄 때 발전소는 작은 공간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은 주로 에너지 밀도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2년 베타 리서치와 협력 관계를 맺은 인라이트는 철분과 소금으로 채운 세라믹 튜브 모양으로 셀을 키웠으며, 이는 전기자동차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기존 셀보다 20배 많은 에너지를 담는다. 인라이트는 100셀 모듈에서 성공한 시험을 마쳤다. 바클리그 연구원은 "이것이 우리 첫 모듈이었고 잘 작동했다"며 "오랜 실적을 가진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 상용화 본격 추진
기존 검증된 기술을 써서 인라이트는 더 큰 배터리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고 시험 단계로 재빨리 넘어갈 수 있었다. 벤 카운 인라이트 최고상업책임자는 "우리 배터리는 풍부하고 저렴한 금속을 쓴다"고 말했다. 카운 최고상업책임자는 "철-나트륨 배터리는 더 긴 배터리 수명을 원하면 철과 소금을 더 넣으면 되는 흥미로운 기능이 있다"며 "5~10시간 방전 속도로 돌리는 장치를 만든 뒤 더 많은 철과 소금을 넣어 24시간 백업 전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운 최고상업책임자는 "우리는 특정 지표에서 리튬을 앞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던컴퍼니는 현장에서 혁신적인 장기 저장 시스템을 시험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최소 1년간 처음으로 대규모 인라이트 배터리 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인라이트는 지난해 800만 달러(약 110억 원) 시드 펀딩을 끌어들이고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베타 리서치 영국 시설을 사들였다. 최근에는 스위스 회사 호리엔 솔트 배터리와 전략 협력 관계를 맺고 미국에 바탕을 둔 첫 공장의 생산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카운 최고상업책임자는 "기가팩토리 수준에 이르면 우리 기술이 부하 이동 같은 쓰임새에서 리튬 이온과 견줄 수 있을 것이며 전력망 규모 사업을 위한 비용 효율이 높고 안전한 해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매우 저렴하고 제조 과정이 간단하며 기술이 리튬 이온 배터리와 비슷하게 효율이 높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른 배터리 기술을 평가하고 시험하는 길은 멀고 험하며, 많은 신생 기업이 그 과정에서 실패했다. 종종 다른 배터리 선택은 실제 환경에서 시험할 때 성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바클리그 연구원과 그 동료들은 기존 기술 활용과 시범 단계에서 거둔 성공이 인라이트가 한정된 리튬 공급에 기대지 않고 국내에서 제조할 수 있는 다른 저비용 저장 해법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