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미망인과 함께 새로운 AI 하드웨어 혁명 주도

아이브의 AI 디자인 스타트업 'io'는 지난달 오픈AI에 64억 달러 규모로 인수됐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이브가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억만장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이너 마크 뉴슨을 포함한 아이브의 파트너들과 파월 잡스도 오픈AI 주식으로 상당한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 27년 우정이 만든 새로운 협력
아이브와 파월 잡스의 협력은 1997년 첫 만남부터 시작됐다. 아이브는 당시 파월 잡스의 집 밖에서 아이맥 모델을 들고 서 있던 날을 회상하며 "우리가 함께 자란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월 잡스는 "가족과 아이들, 그리고 일"을 함께 나눴다고 덧붙였다.
아이브는 이들의 협력 철학으로 프로이트의 인용구를 제시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일과 사랑이다. 사랑하고 일하라"는 격언이 아이팟과 아이폰 같은 제품을 만들던 시절 세 사람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2011년 스티브 잡스가 5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아이브와 파월 잡스의 우정은 새로운 업무 협력으로 이어졌다.
◇ "화면 중독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기" 개발 목표
아이브는 현재 개발 중인 AI 기기 구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기술과 인간의 관계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현재 기술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화면 중독과 소셜 미디어 피해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아이브는 새 기기 개발을 이끄는 철학으로 "우리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감각"을 제시했다. 그는 "인류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기기가 화면 없는 형태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으며,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제품 범주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브는 샘 알트만 오픈AI 설립자와 협력을 통해 기술 낙관주의가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1992년에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이곳에는 자신의 목적이 인류 봉사,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람들이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임을 진정으로 깨닫는 사람들이 넘쳐났다"며 "나는 지금 이곳에 대해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 실리콘밸리 변화 우려와 새로운 희망
파월 잡스는 실리콘밸리 변화를 우려했다. 그는 "35년 전만 해도 우리는 여전히 반도체 시대였다"며 "산업계에서만 가능했던 것을 개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약속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정 유형 기술에 어두운 용도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10대 소녀들과 젊은이들의 불안, 그리고 정신 건강 욕구 증가 연구만 봐도 우리가 옆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브도 기술 발전의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부정적인 결과 중 일부는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저는 여전히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런 책임감은 앞으로 더 노력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파월 잡스는 약 114억 달러(약 15조 6900억 원)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9년 아이브가 애플을 떠난 후 그의 창작 집단 '러브프롬(LoveFrom)'을 지원해왔다. 아이브는 "로렌이 아니었다면 러브프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애착을 보이며 지역사회 기여 활동도 펼치고 있다. 파월 잡스는 최근 파산 위기에 처한 샌프란시스코 미술원(San Francisco Art Institute)과 그곳의 거대한 디에고 리베라 벽화를 사들인 비영리 단체에 참여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빚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브도 "저는 운이 좋게도 이곳에 살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얻었다"며 30년 넘게 샌프란시스코를 고향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파월 잡스는 에머슨 콜렉티브(Emerson Collective)를 통해 디 애틀랜틱(The Atlantic) 매거진을 소유하고 건강, 교육, 금융기술 기업 투자와 함께 자선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AI 시대를 "위대한 미지의 시대"로 표현한 그는 AI가 "우리가 살고, 일하고,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