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이란에 3% 이하 저농축 우라늄 한시 허용 제안...핵 협상 새 국면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이란에 3% 이하 저농축 우라늄 한시 허용 제안...핵 협상 새 국면

핵심 시설 해체 조건 포함, 이스라엘과 미국 의회 강경파 반발 예상
2023년 6월 5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서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6월 5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서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이란에 제한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새로운 핵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번 제안은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지난 2(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이란에 수용 가능한 제안을 전달했다""이란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안은 이란이 일정 기간 동안 3% 이하 저농축 우라늄을 국내 지상 시설에서만 제한적으로 생산하도록 허용한다. 이는 원자력 발전용 연료 수준이다. 다만, 이란 지하 농축 시설은 합의 기간 동안 가동하지 않고, 신규 농축 시설 건설도 금지한다.
또한, 우라늄 변환과 가공에 필요한 핵심 시설을 해체하고, 원심분리기 연구개발도 중단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 의정서를 즉시 승인하고, 강력한 감시와 검증 체계를 세우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미국은 이란을 포함한 중동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지역 우라늄 농축 협력체' 구상도 함께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은 민간 목적의 우라늄 농축을 국제적으로 공동 관리하자는 취지다.

미국은 이란이 미국과 IAEA 요구에 진정으로 응할 때만 제재를 단계적으로 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제재 해제에 관해 명확한 보장을 내놓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자국 원자력 산업의 핵심으로 여기며, 민간용 농축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실제 이란은 60% 농축 우라늄 400kg 이상을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안은 이스라엘과 미국 내 강경파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란 핵농축 전면 중단과 핵 시설 완전 해체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필요하면 이란 핵 시설을 군사적으로 타격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5차례 간접 협상을 벌였으나, 농축 허용 범위와 사찰 문제, 제재 해제 조건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제안은 2015년 이란 핵 합의와 비슷하지만, 이란 농축 능력을 일부 인정하는 점에서 유연성을 보인다.

앞으로 열릴 6차 핵 회담에서 이번 제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협상이 중동 정세와 국제 핵확산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