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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 시행…수입업계·동맹국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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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 시행…수입업계·동맹국 반발 확산

지난 3월 12일(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의 한 제철소에서 철강 코일이 옮겨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12일(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의 한 제철소에서 철강 코일이 옮겨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철강·알루미늄 수입관세 인상 조치가 4일(현지시각)부터 본격 시행됐다. 이에 따라 미국에 수출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는 기존 25%에서 두 배로 오른 5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피츠버그의 US스틸 제철소를 방문해 인상 방침을 재확인한 데 이어 이날 자정부터 새 관세가 발효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같은 조치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의 무역 관행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 조치로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생산업체는 환영 입장을 내놨지만 해당 금속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조업체와 미국의 주요 교역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버트 버드웨이 미국 캔제조협회(CMI) 회장은 “관세 인상은 미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일”이라며 “수많은 가정이 의존하는 통조림 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캐서린 코브든 캐나다철강생산자협회(CSPA) 회장도 “이 조치는 미국 시장을 사실상 폐쇄하는 것으로 양국 간 긴밀하게 얽힌 철강 공급망에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CSPA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존 25% 관세 시행 이후 캐나다의 대미 철강 수출은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 업계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캐나다 알루미늄협회는 3일 낸 성명에서 “이번 관세 확대는 캐나다산 알루미늄의 미국 수출을 경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유럽연합(EU)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의 철강 수입액은 약 320억 달러(약 44조1600억원), 알루미늄 수입액은 180억 달러(약 24조8400억원)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캐나다는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의 22.5%, 알루미늄의 53.3%를 공급하고 있다.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미국철강협회(AISI)는 이번 조치를 지지하며 “중국 등 외국이 과잉생산으로 글로벌 가격을 끌어내리는 상황에서 미국 생산업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내 제조업계는 인플레이션과 제조비용 상승, 공급망 교란을 우려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관세 인상이 미국 내 자동차, 항공기, 건설, 석유 시추 산업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행된 관세가 철강·알루미늄 업계에는 도움이 됐지만 자동차 등 다른 산업에는 생산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라는 부작용을 남겼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