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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측불허' 외교에 시진핑 회담 주저...미·중 무역협상 난항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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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측불허' 외교에 시진핑 회담 주저...미·중 무역협상 난항 지속

핵심 광물 분쟁으로 긴장 높아져, 90일 관세 유예 후 돌파구 불투명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시진핑과의 회담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공식 초상화. 사진=백악관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시진핑과의 회담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공식 초상화. 사진=백악관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외교 행태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뉴스위크는 4일(현지 시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을 꺼리면서 양국 사이 무역 전쟁 종식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월 양측이 관세 휴전에 합의한 뒤 껄끄러운 무역 협상을 다시 시작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와의 전화 통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관세 인상 이후 서로에게 부과한 관세를 낮췄으며, 양측은 일부 관세를 없애고 다른 관세는 90일 동안 유예한 상태다.

◇ 우크라이나·남아공 정상과 마찰로 중국 측 우려 커져


중국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주저하는 배경에는 최근 백악관에서 벌어진 외교 마찰들이 작용하고 있다. 전 국가안보회의(NSC) 관료인 러시 도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남아프리카공화국 지도자들과 마찰을 빚은 것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시 주석을 잠재적으로 당혹스럽거나 예측할 수 없는 만남의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광물 거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충돌했고, 온라인에서 대중의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5월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농부들에 대한 폭력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를 부인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SOAS 런던대학교 중국연구소 소장 스티브 창은 뉴스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자기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불친절한 말을 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진영이 중국 지도자에게 미국 대통령이 불친절하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분히 안심시킬 수 있다면 시 주석은 기꺼이 발언할 뜻이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백악관에 없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 핵심 광물 분쟁으로 협상 복잡성 더해져


양국 사이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은 핵심 광물을 둘러싼 분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핵심 광물과 핵심 제조업을 차단한 탓에 압박을 받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도 희토류나 자석을 미국에 더는 수출하는 데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새벽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시진핑 주석을 좋아하고, 항상 좋아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그는 매우 거칠고 협상을 하기 극도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린지안(林建)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미 관계 발전의 중국 원칙과 태도는 일관된다"고 응답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통화를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중국이 우리의 합의 기간 동안 출시하기로 합의한 제품 중 일부를 보류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시스템의 결함일 수도 있고 의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창 소장은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 관계를 개선하기 원하지만 어떤 대가라도 치르면서까지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면서 "시 주석 처지에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대로 겁을 먹었기 때문에 강경한 태도를 취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의 일시 휴전이 결렬된 가운데 핵심 광물을 둘러싼 중국과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과 광물 분쟁을 해결하려는 통화를 지속하고 있지만 4일 현재 중국은 회담 날짜에 합의하지 않은 상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