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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DOGE 대규모 해고 번복...연방 공무원 수천 명 재고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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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DOGE 대규모 해고 번복...연방 공무원 수천 명 재고용 추진

정부 핵심 기능 마비 우려로 FDA· 국세청·기상청 해고자 복직 명령
2025년 2월 11일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시위에서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연방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집회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정부 축소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를 언급하는 표지판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2월 11일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시위에서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연방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집회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정부 축소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를 언급하는 표지판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초기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단행한 대규모 연방공무원 해고 조치를 번복하며 수천 명을 재고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6일(현지시각) 정부 전반에 걸쳐 해고되거나 사직을 종용받은 연방 근로자들을 재고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규제정책국에서 근무하던 직원 50여 명을 해고했다가 하루 전 통보로 사무실 복귀 명령을 내렸다. 국세청(IRS)도 가짜 '성과' 문제를 들어 수천 명 수습 직원을 해고한 뒤 지난달 말 방침을 뒤바꿔 출근을 지시했다.

트럼프는 발렌타인데이인 지난 2141년 또는 2년간 공무원으로 일한 모든 수습 노동자를 해고했다. 이후 지난 4월 연방법원 판사는 대통령에게 20개 연방 기관에서 해고된 보호관찰 직원들을 복직시키라고 명령했지만, 며칠 뒤 대법원은 다른 사건에서 더 작은 집단을 복직시키라는 다른 판사의 명령을 중단시켰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비용 절감 팀에 의해 해체된 미국국제개발처(USAID) 직원 일부도 이달 국무부에서 해외 원조 분배 업무를 담당하는 새로운 일자리 제안을 받았다. 다만 총 200개 미만의 일자리만 광고됐는데, 이는 USAID가 해체되기 전 고용된 약 1만 명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DOGE 인력 감축이 핵심 서비스 위협

백악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해고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을 해고했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각 기관은 중요한 직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와 연방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무부는 지난 2월 조류독감 때문에 달걀 가격이 치솟자 조류독감 대응 요원을 재고용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같은 달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핵안보국(NNSA) 인력 17%를 해고해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5000기의 안전과 안보를 일시 위험에 빠뜨렸다.

국립기상청에서는 DOGE가 주도한 조기 퇴직과 수습 해고로 일부 지역 예보 사무소가 24시간 운영을 유지할 만한 충분한 직원을 잃었다. 켄터키의 한 사무실에서는 토네이도 발생 전 밤새 위험을 감시할 충분한 기상학자가 근무할 수 있도록 교대 근무 시간을 조정해야 했다. 일부 지역 사무소는 주요 예측 도구인 기상 풍선을 최대한 많이 발사할 수 있는 능력도 잃었다.

켄 그레이엄 국립기상청 국장은 봄 내내 직원들에게 기상청이 정부 차원 고용 동결에 대한 공공 안전 면제 조항을 확보하는 데 근접했다고 장담했다. 이 기관은 곧 126명의 기상학자, 수문학자, 물리 과학자 및 전자 기술자 역할에 대한 구인 목록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지역사회 계획 및 개발 부서에서는 13개 현장 사무소에 직원이 2명 이하로 남았다고 지난달 27일 내부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전했다. 트럼프 임기 초 936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달 560명으로 줄었다. 이 부서는 산불과 허리케인에 대응하고 수십억 달러 보조금을 집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 업무 마비로 시스템 오작동 속출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러에 있는 사회보장국 콜센터에서는 IT 노동자 40명 이상 거의 모든 직원이 지난 4월 중순 관리자들로부터 전근을 요청하거나 해고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들이 볼티모어 본사로 노트북과 예비 장비를 보내고 새로운 배치를 기다리는 동안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다.

양식을 빠르게 입력하고 바코드를 스캔할 수 있는 특수 스캐너가 고장나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없었다. 800번 전화에 응답해야 하는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컴퓨터가 파손된 동안 3일 동안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3일 후 기관은 결정이 번복됐다고 말했고, 직원들은 장비를 되찾고 정상 업무를 재개했다.

FDA 내 의약품 평가연구센터는 급여, 휴가, 여행 물류를 처리하는 '근태관리 담당자'를 너무 많이 잃어 장기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지난달 초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밝혔다. 센터는 "근태관리 업무 훈련을 받을 의향이 있거나 이전에 근태관리 경험이 있다면 관심이 있는지 알려달라"며 자원자를 모집했다.

머스크가 지난주 백악관을 떠난 뒤 머스크와 트럼프는 트럼프의 대대적 세금 법안과 머스크 사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비용을 놓고 공개적 충돌을 벌이며 관계가 틀어졌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행정부는 DOGE의 가장 눈에 띄는 행동 일부를 취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해고자들 "다시는 위험 감수 안 할 것"

FDA의 한 직원은 "그들은 자신들이 정부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어떤 부분들이 보존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이제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게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고됐다가 재고용된 일부 연방 공무원들, 특히 은퇴 연령에 가깝거나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확보한 공무원들은 복귀를 꺼리고 있다. 미국 농무부 안전 검사관 한 명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음에도 '성과' 때문에 해고됐다가 지난 2일 해고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기 퇴직을 제안했을 때 이에 응했으며, 며칠 뒤 정부가 그의 일자리를 다시 채우려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다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돈을 가지고 다른 것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