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입찰위 중 4명 반대에도 기술점수 미달 판정…세계은행 자문단 권고와 상반

입찰위원회는 인천공항공사의 기술제안서에 필요 최소점수 80점보다 0.3점 낮은 79.7점을 줬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반면 경쟁사인 룩셈부르크 소재 코퍼레이션 아메리카 에어포트 에스에이(Corporation America Airports SA)는 85점을 받았다.
◇ 세계은행 자문단 권고 무시하며 갈등 커져
13명으로 구성된 입찰위원회는 채점 과정에서 극명하게 분열된 양상을 보였다. CDM 보도에 따르면 위원 13명 중 4명이 인천공항공사 탈락 결정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자문단의 평가와 입찰위원회 결정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CDM에 따르면 IFC는 양 업체 모두 기술서류 부문에서 승인 요건을 충족해 재정입찰 단계로 진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IFC 자문단은 두 제안을 완전히 다르게 평가했다"며 "자문단은 최대 점수에 가까운 훨씬 높은 점수로 입찰자를 평가했지만, 같은 입찰자가 입찰위원회 일부 위원들의 채점으로 실격 처리됐다"고 말했다고 비예스티가 전했다.
또한, 정부 소식통은 위원회 위원 13명 중 6명이 교통부 소속이며, 법적 절차에 따라 비밀 투표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밀로이코 스파지치(Milojko Spajić) 총리 측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무부 대표인 옐레나 요베티치(Jelena Jovetić)와 드라간 다르마노비치(Dragan Darmanović), 총리 고문인 밀레나 밀로비치(Milena Milović) 등은 지난 6일 회의를 중도 퇴장했다. 이들은 "특정 위원들의 자질과 입찰자 간 불평등 처우에 의문을 제기하며 절차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고 비예스티가 전했다.
◇ 지방정부 입장 변화가 변수로 작용
입찰 과정에서 지방정부 대표의 입장 변화도 주목할 만한 변수로 작용했다. 몬테네그로 지방자치단체연합을 대표하는 젤리코 콤네노비치(Željko Komnenović) 티밧 시장은 정부가 지난 7일 전자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양허 수입의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철회한 뒤 한국의 제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콤네노비치는 지난 4월 입찰위원회 위원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가, 위원 사임이 7년간 진행된 전체 입찰의 붕괴를 초래한다는 정보를 얻은 뒤 위원직에 남아 있었다. 스파지치 총리는 콤네노비치와 제타 지방자치단체 회장인 미하일로 아사노비치(Mihailo Asanović)와의 회의에서 법 개정을 통해 두 지방자치단체의 양허에서 돈을 빼앗으려는 정부 의도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스파지치 총리 진영은 절차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경찰과 검찰에 신고해 모든 것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다만 이들은 절차 무효화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공식 사임은 하지 않되 회의록 서명을 거부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입찰위원회 위원장인 니크 젤료샤이(Nik Đeljošaj) 부총리는 지난 7일 "완전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고 몬테네그로 국가 이익을 위해 전체 절차를 완료할 것"이라며 "8일 오전 10시 30분 다음 회의를 갖겠다"고 발표했다. 교통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은 9일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