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대통령의 국내 정책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도전자를 지원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대통령직에 대한 존중이 없다”며 “그와 다시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 확대 정책을 “역겹고 형편없는 법안”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트럼프는 연방정부가 머스크의 기업에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과 계약을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트럼프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뉴저지로 향하는 비행 중에도 “그(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는다. 나라에 공정한가, 그에게 공정한가를 따져보겠다”며 계약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또 머스크를 두고 “약에 취한 사람 같다”, “미친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길을 잃은 아들 같다”며 연민을 보이기도 하는 등 상반된 감정을 드러냈다.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틀 연속 머스크와의 갈등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장시간 답변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머스크 역시 자극적인 발언과 게시글을 연달아 올리다 현재는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며 다소 수위를 낮춘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에스피언 관련 의혹은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측에서는 “일선에서 벗어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5일 코미디언 테오 본이 지냉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일론은 훌륭한 기업가다. 대통령께 충성할 것이지만 언젠가는 일론도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전면전으로 비치는 걸 원치 않는다”며 “머스크가 조금만 진정하면 해결될 일”이라고도 말했다.
양측은 서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 캠프에 수백만달러를 기부했으며 현재까지 트럼프 외곽 단체에 1억 달러(약 1300억원) 기부를 약속한 상태다. 또 극우 진영의 최대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핵심 기업인 스페이스X의 연방 계약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결국에는 ‘거래적 이해관계에 따른 타협’으로 수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트럼프 측 핵심 참모들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 프라이드(WorldPride) 행사와 관련해 “성소수자의 권리는 미국의 전통 가치와 어긋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금지, 여행 문서상 성별 변경 제한, 다양성·형평성·포용(DEI) 정책 폐지 등 반(反)성소수자 행정명령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