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머스크와 관계 끝났다”…머스크는 뒤늦은 화해 제스쳐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머스크와 관계 끝났다”…머스크는 뒤늦은 화해 제스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관계가 “끝났다”고 공개 선언하며 머스크가 민주당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머스크는 뒤늦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며 갈등 수습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각) 야후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에 대해 “그와 다시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며 “관계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가 민주당 후보들에게 자금을 제공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그의 위성인터넷 사업 스타링크나 로켓 발사 사업 스페이스X와 관련한 정부 계약을 중단할 의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갈등은 머스크가 트럼프가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 및 지출 법안을 “역겨운 괴물”이라고 비난하면서 격화됐다. 머스크는 이 법안이 미국의 국가 부채를 10년간 2조4000억달러(약 3316조원) 증가시킬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지난달 하원을 가까스로 통과했으며 현재는 상원에서 공화당이 수정 여부를 논의 중이다.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에서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법안에 반대하던 이들도 지금은 열정적으로 찬성하고 있다”며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에 통과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 탄핵을 지지하는 게시물에 동의 의사를 밝혔고 트럼프가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에 언급됐다는 암시성 게시물도 올리며 정면 충돌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게시물은 일부 삭제된 상태다. 백악관과 머스크 측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6일 밤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이 X에 올린 “트럼프와 머스크는 화해해야 미국이 더 강해진다”는 글에 “사실”이라고 짧게 답하며 화해 신호를 보냈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그러나 그의 계정 상단에는 여전히 “미국에 제3정당이 필요하다”는 투표가 고정 게시돼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에 약 3억달러(약 4146억원)를 쏟아부으며 공화당이 하원을 수성하고 상원을 탈환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자평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앉히고 연방정부 개혁 작업을 맡겼으나 머스크는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전체 지출의 0.5% 수준만 삭감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며 머스크는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과거 트럼프의 당선 이후 UFC 경기장을 함께 찾은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