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이하 현지시각) 포춘에 따르면 ‘돈나무 언니’로 널리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머스크의 기업들이 정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갈등이 단순한 개인 간의 충돌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드는 지난 7일 아크인베스트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머스크, 테슬라, 그리고 투자자들이 이제야 정부의 통제력이 얼마나 큰지를 점점 더 이해하게 됐다”며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들은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드는 스페이스X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220억달러(약 30조4800억원) 규모의 미국 연방정부 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맺은 계약이다. 이는 기윈 샷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이 지난해 공개한 사실이다.
테슬라도 자율주행 택시 계획을 추진 중인데 향후 연방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드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인 xAI도 행정부의 인공지능 규제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xAI는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X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머스크와 트럼프 간 갈등은 지난주 정점에 달했다.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을 비판하자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계약을 종료할 수도 있다고 맞대응했다. 이에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을 퇴역시키겠다고 맞섰다. 이 우주선은 지난 3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예상치 못한 9개월 체류를 마친 NASA 우주인 2명을 지구로 귀환시킨 바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후 드래건 퇴역 발언을 철회했고 트럼프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X 게시글 일부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우드는 “머스크가 트럼프와의 갈등을 수습하려는 모습”이라며 “중국과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머스크는 불이익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들에 희토류 채굴과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했지만 테슬라는 제외됐다고 우드는 지적했다. 우드는 “머스크는 이제 정부나 특정 정당과 연계된 이미지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는 늘 그래왔듯 스스로 위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잘 헤쳐나간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