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23 미사일 명중률 크게 높아져..."동북아 군사 균형 변화 우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북한이 러시아와 힘을 합쳐 장거리 미사일과 핵추진 잠수함 건조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에스프레소 TV가 전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첫 번째 KN-23 미사일은 절반이 길을 벗어나거나 공중에서 터지는 등 큰 문제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정확하게 목표물을 맞히고 있으며, 이는 북한과 러시아 전문가들이 함께 일한 결과"라고 말했다.
◇ 북·러 군사기술 협력 본격화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는 일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북한의 미사일 성능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부다노프 국장의 말에 따르면 북한은 처음에는 문제투성이였던 KN-23 미사일의 명중률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우크라이나는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대가로 북한은 러시아에 사람과 오래됐지만 여전히 효과가 있는 군사장비 그리고 값싼 생산 능력을 주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북한에서 만든 122㎜ D-74포, 각종 107㎜와 240㎜ 다연장 로켓포 체계, 170㎜ M1989 '곡산' 자주포 등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쓰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가 확인했다.

특히 양국은 북한 땅에 '하피(Harpy)' 드론과 게란(Geran) 드론을 만드는 시설을 세우는 협정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게란은 러시아가 이란의 '샤헤드-136' 드론을 개량해서 만든 것이다. 러시아로 '잔인한 여자'를 뜻하는 하피(가르피야)의 외형은 샤헤드와 비슷하지만 중국 샤먼 림바흐(Xiamen Limbach)제 엔진을 달고 있다. 이 드론은 최대 이륙중량은 300㎏이 채 안 되지만 최대 비행거리는 1500㎞에 이른다.
◇ 동북아 군사균형 변화 걱정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와 북한이 이렇게 협력하는 것이 동아시아 군사 균형을 바꿀 수 있다"면서 "북한 땅에 드론을 만드는 시설을 세우는 협정은 남북한 사이 힘의 균형을 크게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와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계속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러 군사 협력이 깊어지는 것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보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높아지고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이 넘어오면서 이 지역 군사 균형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의 이번 발표는 북·러 사이 군사 협력이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기술을 주고받고 함께 만드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