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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통화정책 결정회의서 금리 동결 유력...국채 매입 축소 속도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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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통화정책 결정회의서 금리 동결 유력...국채 매입 축소 속도에 '촉각'

일본은행(BOJ) 가즈오 우에다 총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은행(BOJ) 가즈오 우에다 총재. 사진=로이터

일본은행이 16일과 17일 열리는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통화정책 현상 유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회의 최대 포커스는 2026년 4월 이후 국채 매입 축소 속도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과 중동 정세 긴장을 감안한 일본 통화정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에 대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발언도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1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 등으로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 일본 통화정책은 정책금리를 0.5% 정도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 지난해 7월 결정한 국채 매입 축소 계획에 대한 중간 평가와 향후 정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은 내년 4월 이후 축소 속도가 현재 매 분기 4000억 엔에서 변경될지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 감액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65%를 차지했다. 감액 폭은 반토막인 2000억 엔이 40%로 가장 많았고, 3000억 엔이 25%, 4000억 엔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21%로 뒤를 이었다.

또 현재 계획에서 내년 1~3월 2.9조엔으로 감소하는 월별 매입액은 55%가 새 계획 종료 후 2조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치미 로쿠차 최고 채권 전략가는 내년 4월 이후 국채 매입에 대해 단기 금리 유도 측면에서는 감액 축소가 불필요하지만, 초장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시장에 적지 않은 압박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무성도 발행량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도 일정 부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내년 4월 이후 계획에 대해 기간을 1년 정도로 잡고, 현재 계획보다 축소폭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국채시장 기능 회복을 위해 매입 축소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축소 속도를 늦춤으로써 시장 안정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채 보유 잔액은 전 분기 대비 6조2000억 엔 감소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치로, 지난해 8월부터 진행 중인 매입 축소와 보유분 만기 상환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은 3월 말 기준 574조엔으로 발행된 국채 잔액의 절반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초장기 금리가 불안정한 움직임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국채 매입 운용에서 10년 초과와 25년 이하, 또 25년 초과 구분을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일단 일본은행은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일정 규모의 초장기 국채 매입을 지속하고 있는데, 통합으로 매입 연도에 편중이 생길 경우 수익률 곡선에 왜곡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후 통화정책과 관련된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이 주목될 전망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던 미-중 양국이 관세율 대폭 인하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이란 공습으로 인해 또 다른 불확실성이 대두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34%가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1월로 내다봤으며, 10월이 30%로 그 뒤를 이었다. 연내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전망은 약 48%로, 지난 4월 조사 때 29%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일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일본 정부는 이번 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정상회의)에 맞춰 실시할 정상회담에서 일정 부분 합의를 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와 물가 동향에 영향을 미치는 미일 관세 협상의 향방이 또 다른 주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UBS증권의 아다치 마사미치(足立正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의 내용도 결과도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서둘러 정책금리를 변경할 이유가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행은 경제와 물가의 상승 리스크를 경계하면서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한 보수적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현재까지의 일본 경제에 대해 지난 4월 제시한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적용하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으며 쌀 등 식료품 가격을 중심으로 다소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소시에테제네랄증권 켄자키 히토시 조사부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일 관세 협상의 진전이나 일본 정부의 경제대책을 고려하면 “2026년도를 중심으로 일본은행의 성장률 전망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서비스업의 가격 전가, 인플레이션율의 엔고 민감도 감소 등을 고려하면 물가 전망도 소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10월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