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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석유 수요 2027년 정점 예상…세계 에너지 시장 '근본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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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석유 수요 2027년 정점 예상…세계 에너지 시장 '근본적 변화'

IEA, 중기 전망에서 EV 급증·고속철도 확장 영향 분석
인도가 수요 증가 주도하지만, 中 절반 수준…2030년 900만 배럴 공급 과잉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중국의 수요 둔화는 10년 말까지 석유의 상당한 과잉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중국의 수요 둔화는 10년 말까지 석유의 상당한 과잉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국의 석유 수요가 2027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IEA의 중기 석유 시장 연간 예측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의 60%를 차지했으나,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가 2030년 말까지 상당한 석유 공급 과잉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IEA는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동안 석유 시장의 역학 관계는 미국의 석유 공급과 중국의 석유 수요의 병행 성장에 의해 정의되었다"며 "2030년까지의 그림은 매우 달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기 자동차의 급속한 채택, 액화천연가스(LNG)로 운행하는 트럭의 배치, 중국 고속철도망의 확장을 감안할 때 "중국의 석유 수요는 올해부터 10년 동안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IEA는 2030년 중국의 석유 수요 전망치를 지난해 일일 1810만 배럴에서 1670만 배럴로 대폭 낮췄다. 이러한 조정은 "주로 맹렬한 속도로 앞서 나가는 EV 판매를 반영하며,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정책 이니셔티브에 힘입어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24년에서 2030년 사이에 석유 수요가 일일 3만 배럴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IEA는 밝혔다. 이는 과거 급속한 증가세와 비교하면 현저히 둔화된 수치다.

중국의 부진을 이어받는 것은 인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강력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2030년까지의 예측 기간 동안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많은 일일 100만 배럴의 수요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IEA에 따르면, 2030년 인도의 석유 수요는 일일 67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970년대 아랍의 석유 금수 조치 이후 설립되어 글로벌 에너지 안보를 담당하는 파리 소재 IEA는 지난해 세계가 2030년까지 일일 800만 배럴 이상의 석유 공급 과잉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급 과잉은 최신 예측에 따르면 일일 900만 배럴 이상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세계가 석유 정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으며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화석 연료에 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산유국들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산유국 그룹인 OPEC은 지난해 2030년 세계 석유 수요가 일일 1억130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IEA의 일일 1억550만 배럴 예상치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전망 차이는 미래 에너지 정책과 투자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차이를 반영한다.

IEA의 최근 전망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6월 13일 양국이 공습을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유가는 급등했고,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1월 말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IEA의 파티흐 비롤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펀더멘털에 비추어 볼 때 원유 시장은 향후 몇 년 동안 원유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사건들은 석유 공급 안보에 대한 중대한 지정학적 위험을 날카롭게 부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안보에 관해서는 현실에 안주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석유 수요 정점 전망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를 의미한다. 특히 중국의 적극적인 전기차 정책과 재생에너지 확대, 고속철도망 구축이 전통적인 석유 의존도를 빠르게 낮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변화는 석유 수출국들의 장기 전략 재검토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으며, 동시에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급 과잉 우려는 향후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