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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음식 배송·여행사 플랫폼 합병..."포괄적 소비자 플랫폼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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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음식 배송·여행사 플랫폼 합병..."포괄적 소비자 플랫폼 전환"

에디 우 CEO "전략적 업그레이드" 강조...AI 집중 위해 운영 간소화
타오바오 인스턴트 커머스 급성장 속 메이투안·JD닷컴과 경쟁 심화
뉴욕증권거래소 거래소에서 Alibaba Group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권거래소 거래소에서 Alibaba Group 로고. 사진=로이터
알리바바 그룹이 음식 배달 플랫폼 Ele.me와 온라인 여행사 플리기(Fliggy)를 핵심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운영을 간소화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집중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분석된다고 23(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에디 우 융밍(Eddie Wu Yongming) 알리바바 CEO는 23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구조조정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포괄적인 소비자 플랫폼으로의 전략적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우리는 더 풍부하고 고품질의 소비자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사용자의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구조를 점점 더 최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변화에 따라 Ele.me CEO 판 위(Fan Yu)와 플리기 CEO 좡 쥬오란(Zhuang Zhuoran)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그룹을 이끄는 장 판(Jiang Fan)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이 사업부는 국내 플랫폼인 티몰(Tmall)과 타오바오(Taobao), 그리고 회사의 국제 전자상거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우 CEO는 이러한 움직임이 알리바바의 소비자 대면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고안되었다며 "통일된 목표를 공유하고 하나로 싸운다"고 표현했다. 이는 회사의 주요 수익 엔진으로서 전자상거래 그룹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존에 Ele.me는 알리바바의 매핑 서비스인 Amap과 함께 로컬 서비스 그룹으로 분류되어 있었고, 플리기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번 합병으로 조직 구조가 대폭 단순화되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포함한 주요 수익 동력에 리소스를 재집중하려는 알리바바의 최근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특히 AI는 중국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알리바바의 생태계 시너지 창출 노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플래시 쇼핑(중국어로 샹거우)으로 알려진 인스턴트 커머스 진출로 JD닷컴과 시장 선도업체인 메이투안(Meituan)과의 온디맨드 배송 부문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4월 말 타오바오에서 시작된 이 서비스는 식품과 전자제품부터 의류와 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Ele.me를 통해 신속하게 배송한다. 일일 주문량은 첫 주에 1,000만 건에 도달했고 5월 말에는 4,000만 건으로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와 배송 서비스 간 통합을 통해 얻고 있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특히 타오바오의 방대한 상품 카탈로그와 Ele.me의 배송 네트워크가 결합되면서 기존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최근의 구조조정은 내부 사일로를 허물고 사업부 간 협업을 강화하려는 알리바바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에디 우 CEO는 지난 5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서한에서 회사가 "전력을 다해 동원해 몇 가지 핵심 전략적 우선순위에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핵심 이니셔티브"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억만장자 잭 마(Jack Ma)가 설립한 이후 다각화를 통해 성장해온 알리바바가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 전환을 보여준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도 기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이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온디맨드 배송 시장은 메이투안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이번 통합은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타오바오의 거대한 사용자 기반과 Ele.me의 배송 인프라가 결합되면 기존 플레이어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한편 알리바바 주가는 이번 발표 후 23일 오전 홍콩에서 1.5%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과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억만장자 잭 마가 설립한 알리바바 그룹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