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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 이란 전쟁 종식 목소리 확산...中 휴전 결의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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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 이란 전쟁 종식 목소리 확산...中 휴전 결의안 추진

미국 핵시설 공격에 "우려서 규탄까지" 다양한 반응...자국민 대피 분주
호르무즈 해협 폐쇄 우려 속 "외교적 해결" 한목소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격 이후 6월 22일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격 이후 6월 22일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아시아 각국이 중동 분쟁 종식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교적 해결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각국은 자국민 안전 확보에도 분주한 모습이라고 2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푸콩 중국 유엔 대사는 22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미국의 결정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목적과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고, 이란의 주권·안보·영토 보전을 침해했으며, 중동 긴장을 악화시켰다"고 강력 규탄했다.

중국은 러시아, 파키스탄과 함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푸 대사는 "분쟁 당사자들, 특히 이스라엘은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즉각 발포를 중단하고 전쟁의 파급을 단호히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개입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폭격했다. 이스라엘이 6월 13일 이란의 핵시설과 고위 군 인사, 과학자들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분쟁에서 미국이 직접 군사개입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을 "눈부신 성공"이라고 평가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의 핵 야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산악지대 우라늄 농축 시설인 포르도를 포함해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파괴하기 어려운 요새화된 시설들을 타격했다.

중동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 의회가 페르시아만에서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흘러가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에 테헤란의 해협 폐쇄 움직임에 대해 경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베이징의 중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할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석유를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은 이란과 이스라엘 양쪽에서 자국민 대피에 분주히 나서는 한편 분쟁 종식을 촉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미국의 긴밀한 국방 파트너인 필리핀은 "지난 몇 시간 동안 중동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외교의 길을 택하고 이 갈등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도록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베트남 외교부도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포함한" 군사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법에 기초한 협상을 촉구했다. 태국 외교부는 "지역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더 이상의 확대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진정한 평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이 다른 나라에 대한 도발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 세계 경제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일요일 마수드 페제쉬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며 "즉각적인 긴장 완화, 대화, 외교를 앞으로 나아가는 길로 재차 촉구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도 "모든 관련 당사자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분쟁의 영구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23일 이스라엘과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공습에 대해서는 "미국은 진지하게 평화를 추구해왔고 이란과의 대화를 계속 모색해왔다"며 "이스라엘의 공습과는 다르다"고 구분했다.

북한도 23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규탄한다"며 "주권 국가의 영토 보전과 안보 이익을 폭력적으로 짓밟았다"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중동의 현 정세는 이스라엘의 무모한 용맹과 그것을 용인하고 장려해온 서구식 자유질서가 가져온 불가피한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바스 아라흐치 이란 외무장관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러시아-이란-북한의 협력이 지역 안보 연결고리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리프-에릭 이즐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이란 정권이 시간을 벌기 위해 외교를 할 수도 있지만, 값비싼 핵 프로그램 손실과 주권 방어 실패에 비춰 볼 때 자국민 눈에는 군사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