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핵시설 공습을 둘러싸고 미국 내부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공습의 위헌성을 제기한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을 향해 “패배자”라고 직격하면서 당내 ‘트럼프식 외교’에 대한 분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23일(이하 현지시각)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이를 반대한 매시 의원을 트루스소셜에 여러 차례 실명 비난하며 “그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원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란은 미국인을 수천명이나 죽이고 불구로 만들었으며,우리는 어젯밤 엄청난 군사적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도 이 ‘경박한’ 의원은 반대만 일삼는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매시는 약하고 비생산적인 인물이며 공화당 경선에서 강력한 애국자 후보가 그를 대체할 것”이라며 낙선 운동까지 예고했다.
논란의 발단은 매시 의원이 공습 직후 SNS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이 매일 서로 폭격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제3국이 이에 가세하면 그것은 전쟁행위”라고 지적한 데서 비롯됐다. 그는 “대통령이 진정 국가 안보에 위협을 느꼈다면 왜 의회를 소집해 군사행동 표결을 하지 않았느냐”고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이란이 미국에 핵무기를 겨눌 수 있도록 내버려두자는 사람”이라며 “이는 군과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매시 의원을 랜드 폴 상원의원과 견주며 “항상 반대만 하는 ‘랜드 폴 주니어’ 같은 인물”이라고도 표현했다. 이어 “MAGA는 게으르고 관심만 끌려는 정치를 거부한다”고 말하며 “미국을 우선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 일부도 의회 승인 없는 군사행동의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헌법상 전쟁 권한을 규정한 ‘전쟁권한결의안’ 발동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