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및 기업 전략적 수요 여전...불확실성 사라지면 반등 토대 마련"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지난 주말 한때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비트코인이 23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초반 반등 시도에 나서며 10만1000달러를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폭격기가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힌 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거래에서 한때 9만9000달러를 내주며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10% 넘게 급락하며 한때 2100달러 근방까지 하락했으나 이날 2200달러를 회복하며 낙폭을 줄였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한 매도 공세가 활발했으나 낙폭 과다 인식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시장에 지지력을 불어 넣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전통적인 금융시장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가장 먼저 위험 요인을 가격에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판테라 케피털 매니지먼트의 코스모 장 제너럴 파트너는 "미국이 실제로 이란을 공격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난 한 주 동안과 주말까지도 암호화폐 매도세를 유발했다"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클 때 비트코인이 보통 시장 흐름을 선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 자료를 인용해 지난주 16일부터 18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약 10억4000만 달러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뉴욕 시장이 휴장인 가운데 19일에는 자금 유입이 사실상 ‘제로’로 급감했고, 20일에도 단 640만 달러에 그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러한 자금 유입 급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조기 귀국하고 이란 분쟁에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거론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기술적으로 비트코인이 9만9000 달러 선의 지지선을 하회하자 바이낸스와 바이비트와 같은 파생상품 거래소에서 강제 청산이 대규모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이날 10만 달러를 이내 회복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낙관론은 여전한 모습이다.
블록체인 전문업체 더블록(The Block)은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 자료를 인용해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 지난주 12억4000만 달러가 순유입되며 10주 연속 순유입 행진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BRN의 발렌틴 푸르니에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변동성과 위험 회피 심리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비트코인 수요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면서 ”텍사스와 같은 공공 기관과 메타플래닛과 같은 기업들이 전략적 준비금으로서의 비트코인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반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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