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매출, 시장 기대치 밑돌아…中 H20 판매 '전무'
차세대 '블랙웰' 순항 속 장기 성장 자신감…600억 달러 자사주 매입
차세대 '블랙웰' 순항 속 장기 성장 자신감…600억 달러 자사주 매입

인공지능(AI) 칩 선두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과 긍정적 전망에도,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매출이 중국 시장 부진 탓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내렸다. AI 기반시설 수요는 굳건함을 다시 보여줬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으로 조정 주당 순이익(EPS) 1.05달러, 매출 467억 4000만 달러(약 64조 83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주당 순이익 1.01달러, 매출 460억 6000만 달러)를 모두 웃도는 결과다.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2~3%가량 내렸다.
3분기 매출 전망치 역시 540억 달러(±2%)를 제시해 시장 예상치 531억 달러(약 73조 6700억 원)를 웃돌았다.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급증하며, 2023년 중반 생성형 AI 붐이 본격화한 이후 9분기 연속 50%가 넘는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번 성장률은 해당 기간 가운데 가장 낮았다.
◇ 발목 잡은 데이터센터와 '중국 변수'
엔비디아의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데이터센터 매출 가운데 GPU 등 컴퓨팅 부문이 338억 달러(약 46조 8900억 원)를 차지했으며, H20 매출이 40억 달러(약 5조 5400억 원)가량 줄어든 탓에 앞선 분기보다 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여건이 허락한다면 분기마다 20억~50억 달러(약 2조 7700억~6조 9300억 원)의 H20 매출이 가능하다고 내다봤지만,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차세대 칩 '블랙웰' 순항…장기 자신감 여전
다만 차세대 칩 '블랙웰'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블랙웰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17% 늘었으며, 지난 5월 기준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70%(270억 달러)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는 "2030년까지 AI 기반시설 시장 규모가 3조에서 4조 달러(약 4161조~5548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장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게이밍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어난 43억 달러(약 5조 9600억 원), 로보틱스 부문은 69% 성장한 5억 8600만 달러(약 8120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이사회가 만기 없는 600억 달러(약 83조 23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히고 주주 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이번 분기에는 97억 달러(약 13조 4500억 원)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