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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I·친환경 기술 업은 군용기 엔진, 2032년 52조 달러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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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I·친환경 기술 업은 군용기 엔진, 2032년 52조 달러 시장 열린다

미·중·인도 등 각국 국방비 증액 속 공중우세 경쟁 치열…엔진 수요 동반 급증
AI·3D 프린팅 등 첨단기술 접목 가속...친환경·고효율 엔진이 미래 경쟁력 좌우
전 세계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은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국의 국방비 증액과 제공권 경쟁 심화에 따라 2032년 3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을 접목한 고효율·친환경 엔진 개발이 미래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은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국의 국방비 증액과 제공권 경쟁 심화에 따라 2032년 3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을 접목한 고효율·친환경 엔진 개발이 미래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이 각국의 국방비 증액과 군 현대화 흐름에 힘입어 오는 2032년 38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시장 예측 기관 인더스트리 투데이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4년 282억3000만 달러(약 38조 원)에서 연평균 3.78%씩 성장한 규모다.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추진 시스템의 기술 발전, 각국의 국방 현대화 프로그램 확대에 따라 꾸준한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더스트리 투데이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5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3.78%의 성장률(CAGR)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단연 전 세계적인 국방비 지출 증가다. 미국, 중국, 인도를 비롯한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회원국들은 제공권 우위 확보를 위해 전투기, 전략 폭격기, 무인 항공기(UAV) 등 새로운 항공기 도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능 엔진의 신규 수요는 물론, 기존 엔진의 정비·수리·분해조립(MRO)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다.

◇ AI·3D 프린팅...기술 혁신이 시장 성장 주도


기술 혁신 역시 시장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현대전은 극한의 조건에서도 뛰어난 성능과 연료 효율, 높은 신뢰성을 갖춘 엔진을 요구한다. 이에 엔진 제조사들은 경량 소재, 첨단 냉각 시스템, 개선된 연소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추진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전기 동력이나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소 등 저탄소·친환경 연료 기반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D 프린팅'으로 불리는 적층 제조 기술은 복잡하고 효율적인 엔진 설계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생산 기간을 단축하고 성능과 내구성까지 높여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예측 정비, 실시간 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의 도입 확대는 운용 효율성과 임무 준비 태세를 높인다.

현대전에서 감시, 정찰, 억제 등 군용 항공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국은 첨단 공군력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스텔스, 장거리 작전, 고고도 비행을 지원하는 엔진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진다. 특히 미 공군의 '차세대 제공권 우위(NGAD)', 유럽의 '미래 전투 항공 시스템(FCAS)', 인도의 '첨단 중형 전투기(AMCA)' 같은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은 추력 편향, 적외선 신호 감소, 연비 증대 등 엔진 기술의 극한 혁신을 요구하며 시장의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다.

◇ 북미 '독주' 속 아시아·태평양 '고성장'…GE·롤스로이스 등 소수가 주도


시장 구도를 보면, 현재 미국의 막대한 국방 지출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역시 주요 시장이다. 최근 유럽의 아비오 에어로(Avio Aero), 사프란(Safran)과 MTU 등은 차세대 헬리콥터 엔진(ENGHE)을 함께 개발하는 등 유럽의 방산 주권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특히 중국, 인도, 대한민국, 일본 등은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항공우주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의 경쟁은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롤스로이스(Rolls-Royce), 사프란 에어크래프트 엔진(Safran Aircraft Engines),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등 소수의 지배적 기업들이 주도하는 구도다. 이들 기업은 강력한 지적 재산권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엔진의 현대화와 전 세계 국방부와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주요 업체로는 이들 외에 엔진 얼라이언스, GKN 에어로스페이스, IHI 코퍼레이션, 노스롭 그루먼, MTU 에어로 엔진 등이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군용 항공엔진 시장은 첨단 기술과 방위산업 현대화의 최전선에서 미래 성장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친환경·디지털· AI 기반 신기술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에너지 효율 강화와 탄소 배출 저감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