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포드자동차가 전기차 부문에서 연이어 큰 손실을 내고 있음에도 중국 등 글로벌 대형 제조업와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고 미국 투자매체 더스트리트가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포드의 전기차 부문인 ‘포드 모델e’는 지난 2023년 47억 달러(약 6조5200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51억 달러(약 7조80억원)를 잃었으며 올해 예상 손실 규모는 55억 달러(약 7조6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포드는 “중국 제조사와 동일한 수준의 생산 원가 구조를 갖추겠다”며 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포드 “중국 전기차와 가격·효율성 모두 맞붙겠다”
포드는 ‘첨단 전기차 프로그램’을 통해 픽업트럭, 크로스오버, 세단을 포함한 8개 차종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출시 차량은 중형 픽업트럭이 될 예정이, 이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가 지배하고 있는 중국 시장까지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포드의 이같은 계획은 현재 의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연방 세액공제 혜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포드는 올해 7억 달러(약 9710억원)의 연방 세액공제를 기대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이를 취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뒷걸음질…SUV·트럭은 호조
포드는 이 같은 글로벌 확장 전략과 별개로 미국 내 전기차 실적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전기차 모델은 머스탱 마하-E로 11% 증가한 4274대가 판매됐다. 이에 비해 가솔린 모델인 일반 머스탱은 3% 감소해 5000여대가 팔렸다.
반면에 포드 전체 판매 실적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3일 발표된 5월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총 판매량은 22만959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 증가했다. 특히 SUV는 8만3000대로 23% 늘었고 트럭은 12만1354대로 11.2% 증가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총 93만92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이는 포드의 대형 SUV와 트럭이 여전히 수익성의 핵심임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 GM, 전기차 판매 두 배…포드는 제자리걸음
한편,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점 구도에서 점차 다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전기차 전체 판매량은 올해 1분기 29만42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 이 가운데 GM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약 3만2000대를 판매한 반면, 포드는 2만2500대로 비교적 소폭 상승에 그쳤다.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GM은 457대, 포드는 6734대를 각각 판매한 바 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12만9743대를 판매했으며 2025년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43.4%로 하락했다. 이는 70%를 넘었던 과거 점유율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