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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미국서 年 16.5GWh 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시작...14억 달러 투자로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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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미국서 年 16.5GWh 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시작...14억 달러 투자로 최대 규모

중국 독점체제 깨고 전력망용 배터리 현지 생산...정책 불확실성 속 대형 투자 단행
LG에너지솔루션 공장: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하여 리튬 인산철 배터리 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공장: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하여 리튬 인산철 배터리 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중국이 독점하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미국 현지의 캐너리미디어가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주 홀랜드에 있는 공장에서 연간 16.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LFP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각)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늘리려고 14억 달러(19000억 원)을 들여 전력망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전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만들었다. 이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기가와트시급 LFP 생산 시설로 보인다.

노아 로버츠, 미국 청정 전력 협회, 에너지저장 담당 부사장은 지난 24, LG 공장을 둘러본 뒤, "이는 에너지저장 배터리 셀, 연간 국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제조업 자국 생산과 단기간 확장에 대한 업계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 중국 독점 깨고 공급망 다양화 나서


LFP 배터리는 화재 안전성과 견고함, 상대적으로 싼 값으로 고정식 저장 장치와 전기차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 배터리 고객들은 LFP 공급을 위해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는 일본 AESC가 최근 테네시주 스미르나에 있는 공장에서 LFP 생산을 시작했고, 테슬라도 LFP 국내 생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LG의 시설이 미국에서 가장 큰 기가와트시급 LFP 생산으로 보인다.

박재홍 LG에너지솔루션 버텍 최고경영자 겸 사장은 "의회가 배터리 제조 지원책을 통과시키기 전에도 지역 공급망을 튼튼하게 하려는 방안으로 이 계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년 전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제조업과 전력망 저장 장치 구축에 지원책을 만들자 LG는 계획 용량을 4GWh에서 최종 16.5GWh로 늘렸다고 덧붙였다.

LG는 처음에 애리조나주에 제조 라인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13년 전부터 운영해온 미시간 공장으로 옮기면서 원래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상업 생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트리스탄 도허티 저장 사업부 최고 제품 책임자는 설명했다.

현재 미시간 제조 공간은 축구장 42개 넓이를 차지하며, 직원을 모두 뽑으면 170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LFP 제품은 6개월 전에 예약이 끝났고, 이미 내년에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 밀어붙여


LG의 대규모 투자는 다른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계획을 취소하는 상황과 대조를 이룬다. 올해 1분기 계획 취소 규모는 거의 80억 달러(108000억 원)에 이르렀다. 프레이어배터리는 조지아 배터리 공장 계획을 취소했고, 파워코어는 애리조나 리튬이온 공장을 팔았다.

미시간주 다른 곳에서는 스타트업 아워넥스트에너지가 미국 첫 대형 LFP 공장을 짓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서쪽에서 사들인 큰 건물을 채우는 데 필요한 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고, 회사는 살아남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산 배터리로 전기차를 살 때 받는 세액 공제, 국내 제품을 사는 전력망 저장 장치 개발자를 위한 보너스 크레딧 등 여러 지원책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정책 법안에 포함된 훨씬 더 비싼 적자 지출을 위한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이런 정책들을 없애려 노력하고 있다.

도허티 최고 제품 책임자는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미국 배터리 생산에 대한 장기 투자는 확신한다""산업이 여기에 있고 여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아르곤 국립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당시 미국은 배터리 셀 생산에서 자급자족을 이루는 길에 올라 202374기가와트시에서 2030년까지 1133기가와트시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예상 수요보다 넉넉하게 많은 양이다.

LG는 배터리 소재를 중국 밖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제조 장비는 한국과 일본에서 가져오고 있다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도허티 책임자는 연간 약 500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규모에서 보면 "재무 규모가 큰 대기업으로서 우리는 이 폭풍을 견뎌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로버츠 부사장은 "이 시장은 커지고 있으며, 이 시장을 줄어들게 하는 모든 혼란은 제조업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