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설문조사 "향후 5-10년간 지위 흔들" 우려...국채수익률 5% 돌파 전망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각)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켄트 클라크 글로벌시장센터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의 90% 이상이 향후 5년에서 10년 동안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의 안전자산 역할에 다소 우려하거나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중앙은행 비판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 재정적자 확대와 연준 독립성 위협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사로즈 바타라이 교수는 "안전자산은 스위스 프랑과 금인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미국은 신흥시장처럼 보이며, 정책 불확실성은 장기 수익률을 높이고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위험 할증료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의 연준 공격은 중앙은행 독립성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로버트 바베라 교수는 '숨막히는 재정정책의 과잉은 거의 확실하며, 이는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를 불러일으킨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의 입지를 꺾기 위해 파월 의장을 조기에 지명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에 끝난다.
◇ 달러 약세와 국채수익률 상승 압력
달러는 재정 지속가능성 우려와 연준 독립성의 의문 속에서 3년래 최저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 절상되는 달러가 지난 4월 2일 트럼프의 상호 관세 발표 후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과 함께 가치 하락을 보인 것도 이례적이다.
설문조사 응답자 47명 중 거의 4분의 3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내년 중반까지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현재 약 4.3% 수준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킬 만한 5% 수준에 곧 도달할 것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보고 있다.
마드리드 카를로스3세대학교의 에비 파파 교수는 "미국 재무부 채권은 더 이상 안전한 자산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듀크대학교의 안나 시슬락 교수는 "재정적자, 미국 금융수지를 축소하고 달러를 평가절하하려는 정부의 의도적인 조치, 연준의 승계 불확실성, 연준 독립성의 의문 등은 모두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자들은 또한 물가 압력에서도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기대치 중간값이 3월 2.8%에서 6월 3%로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의 연간 수치는 전월 2.6%에서 2.7%로 소폭 올랐다. 경제학자들은 3월 이후 세계 최대 경제국인 중국이 올해 동안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중간 수치를 제시했는데, 이는 봄의 1.6% 성장률보다 약간 낮아진 수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