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면전서 배 뒤집혀 "범죄 행위" 격노...관련자 2명 처벌 가능성 제기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2일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5천톤급 구축함 진수 과정에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인 지난 4월 25일 서해 남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최현호와 동급인 최현급 2번함에서 발생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측면 진수가 실패했다"며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 진수 실패 원인과 김정은 격노 반응
사고 전 과정을 지켜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 경험주의 때문에 생긴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이며 범죄 행위"라고 격하게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구축함을 시급히 원상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 문제"라며 "당중앙위원회 6월 전원회의 전으로 무조건 완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 관련 간부 처벌과 사진 삭제 조치
조선중앙통신은 "홍길호 청진조선소 지배인이 어제(22일) 법기관에 소환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조선중앙TV의 강건호 진수식 보도에서 지난 3월 김정은 현지지도 모습이 다시 나왔는데, 사진에서 홍길호와 김명식을 지워 강한 처벌을 암시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요즘 사람들이 구축함 진수식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진수 실패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 사람들이 자빠진 구축함을 보려 했으나 항구 입구에도 접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사람들은 옆으로 미끄러뜨려 배를 바다에 띄우는 방식이 실패한 원인에 대해 '고난의 행군' 이후 조선소가 큰 선박을 한 척도 건조하지 못했고, 오래전부터 조선소에서 일했던 기술자들이 다 은퇴해 세대교체가 되면서 지금 있는 기술일꾼들이 이 방식을 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6월로 소집한 당 전원회의 전까지 긴급 복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아 선박 기능 불능 수준의 대규모 파손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며 "엄중한 문책을 통해서 내부 기강을 잡으려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비욘드 패럴렐은 "진수 실패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인민해군에 큰 망신이며 진수에 실패한 구축함이 실전 배치가 어려운 것은 물론 궁극에는 폐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해군을 해안 방어를 넘어 전략 공세 작전을 펴는 원양 해군으로 바꾸려는 김정은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고는 북한이 대형 군함 건조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해군 현대화 계획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사고 후 같은 날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해 군사력 과시를 통한 체면 회복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