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이란·이스라엘 공습부터 러시아 전쟁까지…항공사 ‘하늘길’ 대혼란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이란·이스라엘 공습부터 러시아 전쟁까지…항공사 ‘하늘길’ 대혼란

지난 5월 인도 뭄바이 국제공항에 여객기가 접근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 충돌로 양국이 서로의 영공을 차단하면서 인도 항공편 운항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인도 뭄바이 국제공항에 여객기가 접근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 충돌로 양국이 서로의 영공을 차단하면서 인도 항공편 운항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사진=로이터

최근 중동과 유라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이 국제 항공편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공습,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공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갈등이 항공사의 노선 운영과 수익 구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동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허브 역할을 해온 만큼 이 지역 영공 폐쇄는 직항편 운항에 치명적이란 지적이다. 카타르항공은 이란의 미군 기지 공습 직후 90편 이상을 우회했고 콴타스항공은 퍼스~파리 노선에서 도중에 회항했으며 에어인디아는 일부 노선을 일시 중단했다.

◇ 지정학 갈등 확대…민간 항공도 직격탄

NYT는 “전 세계 영토의 4.5% 이상이 분쟁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이는 2021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이는 민간 항공에도 직격탄이다.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에서 피격돼 298명이 사망한 사건이나 지난해 러시아 영공에서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격추된 사고 등은 항공사의 노선 전략에 전례 없는 경각심을 일으켰다.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기상, 연료비, 인력 외에도 ‘정치적 리스크’를 즉각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 러시아 영공 봉쇄 장기화…항공사 노선 붕괴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항공사에 영공을 폐쇄했고 이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장거리 노선은 대부분 우회가 불가피해졌다. 핀란드 국적 항공사인 핀에어는 수십 년간 유럽~아시아 직항 노선을 기반으로 허브 전략을 펼쳐왔지만 현재는 헬싱키~상하이 노선이 최대 40% 이상 길어졌다. UCL 에너지연구소의 안드레아스 셰퍼 교수는 “비행 시간이 1시간만 늘어나도 대형 항공기의 경우 1만 달러(약 1398만원) 정도의 비용이 증가한다”며 “이는 수익 구조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인도-파키스탄 충돌…북미 노선까지 영향 확대


지난 5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공습을 주고받으며 자국 영공을 상호 폐쇄했다. 이로 인해 에어인디아는 북미 직항편을 우회해야 했고 기존에 러시아 영공을 이용해 시간 단축이 가능했던 경쟁력도 상실했다.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항공사는 뉴델리~뉴어크 구간에서 기존 13시간 걸리던 항공편을 유럽 경유로 변경하며 운항 시간이 1~~2시간 늘어났다. 플로리다 엠브리리들 항공대의 아흐메드 압델가니 교수는 “지속되는 영공 제한은 단순한 우회 수준을 넘어 항공사 전체 전략의 재설계를 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