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21세기 가장 인기 있는 미국 대통령 2위에 올랐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도 역사적 평가에서는 오바마 다음으로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퀀터스인사이트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미국의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바마는 전체 응답자의 47%로부터 ‘21세기 들어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으로 지목됐다.
퀀터스인사이트는 공화당 성향의 뉴스 플랫폼인 트렌딩폴리틱스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는 기관으로 지난해 말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경합주에서 가장 정확한 예측을 낸 여론조사기관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트럼프는 전체적인 선호도에서 오바마에게 뒤졌지만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공화당 응답자 가운데 75%가 트럼프를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으로 꼽았으며 같은 집단에서 오바마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에 불과했다. 트럼프는 65세 이상 고령층 유권자에서도 50%의 지지를 얻으며 오바마(36%)를 앞섰다.
성별로는 남성에서 트럼프(43%)와 오바마(40%)가 근소한 차이를 보였고 여성에서는 오바마가 53%로 트럼프(31%)를 크게 앞섰다.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도 양분된 결과가 나타났다. 트럼프가 43%, 오바마가 41%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흑인 유권자에서는 72%가 오바마를 지지했고, 대학 졸업자와 30세 미만 응답자 사이에서도 오바마가 각각 53%, 58%로 우위를 보였다.
이번 조사와 별개로 트럼프의 현재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의 순 지지율은 -2%였고, 일부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가 4월 초 ‘해방의 날’이라는 명분으로 발표한 대중 관세 강화 조치 이후 지지율이 떨어졌으며 최근 이란 핵시설 공습과 로스앤젤레스 반이민 시위 진압 명령도 여론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퀀터스인사이트의 제이슨 코를리 여론분석가는 “미국 유권자들의 분위기는 혼란스럽고, 많은 유권자들이 나라가 쇠퇴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정당 구도를 넘어서 국가 방향성에 대한 신뢰 상실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국제 정치 지도자 가운데서도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모닝컨설트가 실시한 세계 지도자 호감도 조사에서 트럼프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주요 정상들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이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나 독일, 폴란드, 벨기에 정상들보다 높은 순위다.
뉴스위크는 “이번 조사 결과는 트럼프라는 정치 브랜드의 생명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현재 낮은 지지율과는 별개로 역사적 비교에서는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