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영 전통 종료와 개발도상국 투표권 확대 요구
11개국으로 확대된 블록, 서구 주도 국제질서 개편 압박
11개국으로 확대된 블록, 서구 주도 국제질서 개편 압박

브릭스 재무장관들은 5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회의 후 공동 성명을 통해 12월 예정된 IMF 검토 회의에서 공유된 제안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는 기여금과 의결권을 정의하는 쿼터제 변경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장관들은 성명에서 "쿼터 재조정은 세계 경제에서 회원국의 상대적 위치를 반영하는 동시에 가장 가난한 회원국의 쿼터 몫을 보호해야 한다"며 "새로운 공식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쿼터를 증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장관들은 저소득 국가를 더 잘 대표할 수 있도록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고려하여 경제적 생산량과 구매력에 가중치를 부여한 새로운 공식을 요구했다고 협상을 지켜본 브라질 관리가 전했다.
이는 IMF 총재는 유럽인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인이 맡는다는 오랜 관례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다.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지속되어온 이러한 서구 주도 구조가 현재 글로벌 경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이번 장관급 회의는 브릭스 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졌다. 브릭스는 지난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넘어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까지 포함해 11개국으로 확대됐다.
확대된 브릭스는 남반구 개발도상국들을 대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전통적인 서구 열강이 오랫동안 지배해온 국제 제도의 개혁을 더욱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11개국의 경제 규모와 인구를 합치면 전 세계 GDP의 약 36%,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거대한 블록이다.
재무장관들의 성명은 또한 브릭스 자금 지원을 받는 다자간 은행인 신개발은행(NDB)이 지원하는 새로운 보증 메커니즘 설립을 위한 논의도 확인했다. 이는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 국제 금융 체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려는 브릭스의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서구의 제재나 정치적 압박에 영향받지 않는 독립적인 금융 인프라 구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릭스의 이번 통일 제안이 12월 IMF 검토 회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주요 경제대국들이 포함된 브릭스의 집단 행동은 IMF 내 기존 권력 구조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서구 국가들의 반발과 기존 체제 유지 시도도 예상되어 실질적인 개혁 실현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MF 개혁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글로벌 권력 균형의 재편을 의미하는 만큼 국제사회의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브릭스는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정상회담을 통해 IMF 개혁 외에도 무역 결제 시 달러 의존도 축소,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 등 보다 포괄적인 국제 경제 질서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