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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금융거래, 올 600억 달러 돌파…메타·밴티지·xAI ‘자금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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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금융거래, 올 600억 달러 돌파…메타·밴티지·xAI ‘자금 폭풍’

“AI·클라우드 붐에 데이터센터 차입 600억 달러…전력난 리스크 부각”
“메타 260억·밴티지 220억 달러 차입…코어위브·xAI까지 합세, 은행가 ‘휴가 반납’”
세계 금융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이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금융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이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이미지=GPT4o
세계 금융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이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메타(Meta), 밴티지 데이터센터(Vantage Data Centers) 같은 거대 기업들이 잇따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차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 2배에 이르는 600억 달러(83조 원)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지난 23(현지시각) 더 인포메이션이 전했다.

◇ 연이은 초대형 거래…은행가들 휴가 반납


지난 8월 초 메타는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260억 달러(36조 원)를 빌리고, 여기에 30억 달러(4조 원)의 지분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뒤이어 JP모건체이스와 일본 미쓰비시UFJ 금융그룹은 밴티지 데이터센터의 220억 달러(304600억 원) 부채 인수에 합의했다.

앞선 7월에는 일론 머스크가 세운 인공지능(AI) 기업 xAI100억 달러(138400억 원)의 차입 및 지분 거래를 성사시켰고, 클라우드 연산 업체 코어위브(CoreWeave) 또한 26억 달러(36000억 원) 부채 자금을 조달했다.

이 같은 급격한 자금 유입의 배경에는 클라우드와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한 점이 있다. 자금을 빌리는 회사들이 대부분 최고 신용도를 가진 글로벌 빅테크라는 점, 대출이 본사 전체가 아니라 개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집중된다는 점도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 수익률 선호 자금 몰려…전력·AI 수익성은 리스크


사모채권펀드 자금이 쏠리면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투자처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국채와 기업 대출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차입은 비교적 높은 이익을 보장해 안정성과 수익을 동시에 원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의지를 강조하면서, ‘수익을 좇는 자금은 더욱 빠르게 몰리고 있다.

하지만 불안 요인도 뚜렷하다. 첫째는 전기요금 상승이다. 올해 들어 미국 전기요금은 7%가량 올랐고, 규제 기관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을 주된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텍사스주에서는 전력망 위기 시 데이터센터 전기 공급을 줄일 수 있는 법안까지 통과됐다. 밴티지가 추진하는 220억 달러(304600억 원) 규모 프로젝트 역시 텍사스에 계획돼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둘째는 AI 기업들의 불확실한 수익성이다. 많은 투자 계약이 데이터센터가 장래 수익으로 차입금을 갚을 수 있다는 가정 위에서 진행됐지만, 최근 들어 AI 서비스 요금 인하 가능성과 수익 회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코어위브는 상반기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주가는 최고치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뉴욕 금융권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차입은 대형 자금을 한 번에 집행할 수 있는 드문 투자 기회라서 펀드들이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그러나 전력 문제와 AI 투자 수익성 변동이 커다란 변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데이터센터 금융 거래는 이미 지난해 전체를 크게 웃돌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확산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과 투자회수 논란이 맞물리면 은행가들이 내년 여름에야 비로소 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