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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위원 19명 중 10명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이션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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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위원 19명 중 10명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이션 장기화"

6월 회의록 공개...금리 인하 시기 놓고도 의견 갈려
7월 금리 인하 둘러싼 매파·비둘기파 갈등 심화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혼선을 보이는 미국 연준. FOMC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혼선을 보이는 미국 연준. FOMC 본부. 사진=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대부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계속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 시각) 전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금리 결정자들은 관세 인상이 한 번만의 가격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믿었지만, 대부분은 인플레이션 영향이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관세가 한 번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더 계속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에 주목했다"고 회의록은 명시했다.

◇ 관세 인플레이션 영향 놓고 의견 엇갈려


연준 위원들은 관세가 가격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러한 효과의 시기·크기와 지속 기간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었다"고 회의록은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담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의 후 두 명의 FOMC 위원은 이르면 이번 달에 금리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미셸 보먼 금융감독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총재는 무역전쟁의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 금리 인하 시기 놓고 연준 내부 갈등 심화


이번 회의는 차입 비용을 언제 낮출 것인지를 놓고 중앙은행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금리 인하를 할 것인지에 대해 관리들 의견이 엇갈렸다. 19명 위원 중 10명은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의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반면, 7명은 인하가 없을 것으로, 2명은 한 차례 인하만 예상했다.

회의록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올해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일부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먼과 월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부분에서 '두 명의 참가자'가 데이터가 예상대로 나온다면 "다음 회의에서 즉시 감소를 고려하는 데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해 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으나 지난해 12월 이후 금리 인하를 잠시 멈추었다. 위원회의 '매파'들은 트럼프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지켜본 후 조치를 취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연준의 '비둘기파'는 경제성장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차입 비용을 낮추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제롬 파연준 의장은 차입 비용을 인하하라는 대통령의 끊임없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 9일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소셜 플랫폼에 금리가 "최소 3%포인트는 너무 높다"고 썼다. "'너무 늦었다'는 이유로 재융자 비용으로 연간 3600억 달러(495조 원)가 발생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회의 후 파월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가을이 되기 전에는 인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그 발언을 철회하는 것처럼 보였고, 지난주에 "7월 인하가 테이블에서 제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의 이후 발표된 6월 고용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하자 거래자들은 단기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철회했다.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는 회의록을 통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이 올해 금리를 유지하거나 인하하기 전에 "기다려 보는 것에 만족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모든 금리 인하 결정은 경제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