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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 교역 규모 가리지않고 관세 폭탄 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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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 교역 규모 가리지않고 관세 폭탄 때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역 규모를 가리지 않고 자국과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국가에 일괄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필리핀, 스리랑카, 몰도바, 브루나이, 리비아, 이라크, 알제리 등에 이어 브라질을 직접 겨냥해 “50% 관세”를 언급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보냈다.

10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라질을 포함한 국가들에 보내는 서한을 공개하면서 “수주 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미국 수출품에 대해 이들 국가가 고율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스리랑카 등 7개국에 보낸 서한은 앞서 14개국에 발송한 내용과 거의 동일했으며 국명과 관세율만 바뀐 형식이었다.

브라질의 경우 별도의 서한에서 트럼프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처리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의 표현의 자유와 선거의 자유를 위협하는 브라질 대법원의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라질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불법적인 검열 명령을 수백 건 이상 내리고 있으며 수백만달러 벌금과 퇴출을 위협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 무차별 고율 관세 방침…“60개국 대상, 8월 1일 시행”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60개국에 대해 고율 관세를 예고하며 7월 8일까지 무역협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지난 7일 이를 8월 1일까지로 연기한 상태다. 그는 백악관에서 “더는 연장은 없다. 우리는 200개국과 동시에 협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4월 발표된 ‘글로벌 관세 전략’의 연장선으로 당시 그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한 국가는 모두 불공정한 상대이며 응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수백억달러의 관세 수입을 이미 걷었고 시작에 불과하다”며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SUV 팔아 무역적자 줄인다?


트럼프는 베트남과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산 SUV는 베트남 시장에 적합하며 양국의 무역균형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NYT는 “베트남의 평균 소득이 연간 4000달러(약 556만원)에 불과하고 도로도 좁아 대형차 수요 자체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자체를 국가 간 불공정 무역의 결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를 이유로 양자 간 관세 보복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무역적자는 특정 국가가 미국을 착취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산업구조와 소비 선호 차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다른 나라에 특정 품목을 더 팔게 만든다고 해서 양국 무역이 균형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 브라질 디지털 무역정책도 조사 지시


트럼프는 브라질에 대해 “검열” 논란을 언급하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브라질의 디지털 무역정책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브라질에 대한 추가 관세의 명분이 될 수 있다.

한편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보좌관은 지난 4월 “90일 내 90건의 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NYT는 “수십 개국과 동시 협상은 비현실적이며, 현재로선 의미 있는 진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