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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물가 "예상밖 2.7%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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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물가 "예상밖 2.7% 폭발"

트럼프 관세폭탄 후폭풍 뉴욕증시 비트코인 "연준 FOMC 금리인하 포기 "
미국 CPI 소비자 물가 지수/ 자료=미국 노동부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CPI 소비자 물가 지수/ 자료=미국 노동부
[속보] 미국 CPI 물가 예상밖 폭발 "연준 FOMC 금리인하 전면 재조정" ... 뉴욕증시 비트코인 인플레 충격

트럼프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6월 CPI 소비자물가 지수가 발표됐다. 미국 연준 FOMC는 금리인하 인상 또는 금리동결을 결정할 때 CPI물가와 PCE 물가를 참고한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으면 금리를 올리고 반대로 물가가 떨어지면 금리인하를 추진할 수 있다.

미국 노동부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 전달 상승률(2.4%)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 이다. 순간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대비 2.9% 상승했다.미국 노동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달보다 0.3%p, 연율로 2.7% 올랐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2%p 오른 연 2.9%로 집계됐다.

지난 달 0.1%p 상승에 이은 6월 소비자물가의 급격한 상승세는 관세의 영향이 드디어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재정적자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가 다시 오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기준금리를 포기할 것이라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할 가능성을 99% 내외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연준 인사들의 목소리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6월이나 7월에 (미국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최근 말했다. 미국 노동부가 6일 발표한 5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3만9천명 증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2만5천명을 웃도는 등 고용도 양호한 만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지표 발표 뒤 기준금리를 즉시 1%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미국이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경우 한미 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이미 2.00%포인트로 벌어진 상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5월 CPI 및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전월 대비) 시장 전망치(중간값)는 각각 0.2%, 0.3%인데, 인플레이션 스와프 시장에서는 각각 0.12%, 0.23% 정도로 보아왔다. 모건스탠리 측은 5월 CPI 지표에 대해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초기 영향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물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미국 해방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약 한 달 후의 상황을 반영한다. 당시 발표했던 상호관세 조치의 대다수는 현재 일시 중단됐지만, 대부분의 국가에 적용된 10%의 기본관세율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펜타닐 관련 관세를 계속 적용받고 있고,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대한 산업별 관세도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중국 제품에 적용되고 있는 실효관세율도 약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강세로 마감했다.

이번 CPI 발표에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관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시점이어서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재고를 미리 확보해 관세 부담을 흡수해 왔지만 여름철부터는 이런 재고가 소진되고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비롯한 통화당국자들은 이 같은 여름철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꾸준히 경고해 왔다. 웰스파고의 니콜 세르비 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는 실효 관세율 인상이 전체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광범위하게 오르고 호텔·항공·의료 등 서비스 부문에서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지표란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CPI 소비자 물가에 이어 16일에는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6월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5월(0.1%)보다 물가 상승세가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근원 PPI도 5월 0.1%에서 6월 0.2%로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PPI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선행지표로, 향후 CPI 흐름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17일에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소매 판매 지표가 나온다. 시장은 6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5월에는 0.9% 감소하며 소비 위축 우려가 제기됐지만 6월에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이번 주 개막하는 어닝 시즌도 관세 여파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15일에는 JP모건 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5년 평균(9.1%)과 10년 평균(6.9%)을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16일에는 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발표된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리사 쿡 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등 Fed 당국자들의 연설도 예정돼 있어 물가 지표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단서를 제공할지 주목된다.

하루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강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음에도 증시는 저가 매수에 힘입어 강세로 전환했다. 악재도 불확실성 해소로 여기며 강세 재료로 삼는 '배드 이즈 굿' 장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14포인트(0.20%) 오른 44,459.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1포인트(0.14%) 상승한 6,268.56, 나스닥종합지수는 54.80포인트(0.27%) 뛴 20,640.33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는 8월 1일부터 EU와 멕시코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는 철강과 구리 등 부문별 관세와 별도로 부과되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도 뉴욕증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날 주가지수 선물은 아시아 시장에서 0.5% 넘게 떨어지며 장을 열었으나 뉴욕장이 열릴 때쯤에는 보합권까지 낙폭을 좁혔다.트럼프가 EU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나 8월 1일까지 기한이 남은 데다 실제 관세율은 그보다 낮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에 0.87% 하락했다. 30개 구성 종목 중 4개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하락했다. 애플은 1.2% 하락하며 시총 3조달러 레벨도 위태로운 상태다. 미국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는 4.96% 뛰며 시총이 3천375억달러에 이르게 됐다. 나스닥에서 11번째로 시총이 큰 기업이 됐다.비트코인 관련주들도 강세였다.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2만달러를 돌파하면서 관련주들이 힘을 받았다. 스트래티지는 3.78%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을 59.3%로 반영했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80포인트(4.88%) 오른 17.20을 기록했다.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부과한 고율 관세의 여파와 6월 인플레이션 강도,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추이에 세간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