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장거리 무기 제공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느냐, 상트페테르부르크도 가능하냐”고 질문했고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를 주면 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제안을 하게 된 배경에는 전날인 3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이같은 논의 후 지난주 이탈리아 로마에서 미 국방 관계자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재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으로부터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무기 시스템 목록을 전달받았다.
이는 미국의 직접 군사 지원이 현재 의회 동결 상태인 점을 고려해 유럽 동맹국에 무기를 판매하고 이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하는 방식의 ‘3자 이전’ 방안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사거리 약 1600km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요구했지만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자제력 부족에 대한 우려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시스템과 요격 미사일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FT는 “미국이 그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지만 최근 이같은 제약이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자체 생산한 장거리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전략폭격기 등을 공격해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