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1,500억 달러 공적자금에도 신뢰 ‘흔들’… “새 계약 필요하다”
“이념 논란‧공적 책무 소홀 지적 계속… ‘진리·책임’ 중심 개혁 목소리 높아져”
“이념 논란‧공적 책무 소홀 지적 계속… ‘진리·책임’ 중심 개혁 목소리 높아져”

더 프리 프레스(The Free Press)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대학의 본래 사명이 사라졌고, 해법조차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사회적 우려를 담아 미국 대학 개혁 필요성을 집중 조명했다. 이 보도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루포에 따르면, 지나친 이념 편향과 사회적 역할 부재가 미국 고등교육 전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대학 개혁 논의의 중심에는 크리스토퍼 루포(Christopher Rufo)가 있다. 그는 보수 성향의 정책 연구자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맨해튼연구소(Manhattan Institute)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대학의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과 다양성·형평성·포용(DEI) 정책 반대 운동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플로리다 뉴 칼리지(New College of Florida) 이사회에서 ‘고전 중심 교육’ 강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 “분열 넘자”… 대학‧납세자 간 ‘새 계약’ 목소리
2020년 ‘흑인의 삶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 2023년 하마스 관련 사건 이후에는 진보 인사들까지 대학의 '이념 편향'에 비판적으로 나섰다. 전 하버드대학교 총장 클로딘 게이(Claudine Gay) 표절 논란, 주립대들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 정책 폐지, 플로리다 뉴 칼리지의 고전 교육 중심 전환 등이 미국 대학 개혁의 대표적 움직임으로 꼽힌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루포는 “이런 시도가 아직 제도화되지 못했다”며, 대학과 납세자가 ‘새 계약’을 맺고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맨해튼 성명과 ‘미국 대학 개혁 6대 원칙’
진보와 보수, 학계와 시민단체 대표들은 ‘고등교육에 관한 맨해튼 성명’을 채택하고 △ 이념 아닌 진리 중심의 대학 운영 △ 제도의 중립성 유지 △ 인종이나 성별이 아닌 능력에 입각한 평등 보장(‘색맹 평등’ 등) △ 언론의 자유와 다양한 의견 보호 △ 시민적 토론의 장 조성, 폭력과 위협에 대한 엄정 조치 △ 입학·채용·재정 데이터 등 대학 운영의 투명성 강화 등 6가지 원칙을 미국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맨해튼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학에서 표현의 자유 보장 필요성에 66%가, 폭력적 시위 등 규제 필요성에는 67%가 찬동했다. 또 인종‧성별 무관 동등 대우 원칙엔 71%가 동의했다. DEI 폐지 등 논쟁적 개혁안조차 공화당과 민주당, 백인, 흑인, 히스패닉 모두 과반수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 분열 넘고, 다시 신뢰 받는 대학으로”
더 프리 프레스와 크리스토퍼 루포는 “대학들이 지난 반세기 동안 좌파 이념에 치우친 결과,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검열, 인문학 교육 약화, 교수 채용에서 이념적 기준 중시, DEI 관료제 확산 등이 주요 문제로 꼽힌다. 국민을 억압자·피억압자로 나누는 프레임으로 인한 사회 통합 약화도 지적했다.
루포와 ‘맨해튼 성명’ 발표자들은 “대학에 납세자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만큼, 대학과 국가가 새 ‘계약서’를 맺어 책임과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제기한 주요 개혁 방안은 △ 학문적 엄정함 및 사기 방지 △ 대학 차원의 정치·사회 활동 중단 △ 인종 차별적 제도·행정 해체 및 ‘색맹 평등’ 도입 △ 언론의 자유, 폭넓은 토론 보장 △ 점거·폭력 등 행위 즉시 징계 △ 대학 운영 실태 투명 공개 등 6가지이다.
시장의 다양한 관계자들은 “지속적인 개혁 논의와 정책 이행이 미국 고등교육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