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 회의서 '당 조직 권한 남용' 제동… 지방 당 간부들 '정치적 바람' 변화에 촉각
핵심 인사 교체 임박, 외교 정책 선회 조짐… 2027년 당대회 앞두고 '권력 암투' 가시화
핵심 인사 교체 임박, 외교 정책 선회 조짐… 2027년 당대회 앞두고 '권력 암투' 가시화

지난 6월 30일 정치국 회의에서 '중앙위원회의 의사결정, 심의, 조정 기관의 업무에 관한 규정' 신설이 발표된 것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이다. 이는 당 기관의 월권 행위를 제어하고, 권한이 약화됐던 국무원 등 정부 부처의 역할을 재조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당 조직의 권위가 급격히 강화되며 인사·예산 결정 등 정책의 실질적 세부 사항에까지 개입해왔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번 논의는 지방 당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베이징 정치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시 주석의 핵심 거점인 저장성에서도 새로운 규정을 전달하고 연구하는 회의가 열렸으며, 이는 정치국 결정이 지방 당 조직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비대해진 일부 조직들의 방침 수정이 승인되었고, 향후 인력 및 예산 삭감 가능성도 제기된다.
먀오화는 시 주석의 직계 인사로 분류되었던 인물이어서, 이번 숙청은 시 주석의 측근 인사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거나 군 내부 권력 재편 과정의 일환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특히 중앙군사위원회 서열 2위인 허웨이둥(何衛東) 부주석의 최근 잇따른 고위 회의 불참은 그의 거취에 대한 의문을 증폭하고 있다.
군 내부 숙청 외에도 핵심 인사 교체가 진행 중이다. 정치국 위원이자 시 주석의 측근인 마싱루이(馬興瑞)의 갑작스러운 신장 위구르 자치구 고위직 사임과 후임 천샤오장(陳小江) 임명은 정치 지형의 변화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런 내부 변화는 중국의 대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대면 회담을 한 것, 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일본을 방문해 소고기 수입 재개 등의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것은 대외 관계 선회 조짐으로 풀이된다. 이는 2027년 제21차 당대회를 앞두고 정치국 상무위원회 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싸움의 전주곡과도 관련이 깊다.
향후 중국 정치의 주요 일정은 허베이성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리는 공산당의 연례 비공식 회의다. 이 자리에서는 현직 지도부와 은퇴한 원로들이 중요한 문제들을 논의하며 막후에서 치열한 정치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치국 회의의 세부 사항들처럼, 베이다이허 회의의 결과는 향후 중국의 정치적 방향과 권력 구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