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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투자자, 상반기 日 주식 매입 4배 '급증'… 무역전쟁 속 '안전 자산'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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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투자자, 상반기 日 주식 매입 4배 '급증'… 무역전쟁 속 '안전 자산' 부상

6개월간 순매수 8,354억 엔 기록, 2013년 '아베노믹스 랠리' 이후 최고치
美 주식 '고평가'·정책 '불확실성'에 포트폴리오 다각화… 일본 기업 '자본 효율성' 주목
도쿄 증권거래소(TSE) 직원들이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 증권거래소(TSE) 직원들이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가치를 추구하는 북미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 외 지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일본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렸다. 지난 18일 도쿄 증권 거래소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북미 투자자들은 1월부터 6월까지 8,354억 엔(약 7조 6천억 원) 상당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라고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러한 투자 규모는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일본 상사에 대한 투자가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발했던 2023년 상반기 순매수액 8,277억 엔을 초과한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아베노믹스 랠리'로 일본 주식이 주목받았던 2013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최고치를 기록하며 일본 증시의 뜨거운 분위기를 반영했다.

이러한 급등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분산을 위해 베팅을 다각화하도록 촉구한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 자산 관리 회사 GMO의 일본 가치주 책임자인 드류 에드워즈는 "미국 주식은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비싸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러한 위험에 대한 안전 마진을 거의 확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에드워즈에 따르면 GMO는 투자 전략에서 일본 주식의 비중을 약 30%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일본 기업의 자본 효율성 향상과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이 북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투자자들 또한 상반기 동안 일본 주식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유럽 투자자들의 상반기 총 거래액은 592조 엔에 달해 북미 투자자의 55조 엔을 훨씬 웃돌았다. 도카이 도쿄 인텔리전스 랩의 세이이치 스즈키 수석 주식 시장 애널리스트는 "유럽 투자자들의 거래량은 상당 부분 고속 거래에 의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미국 투자자들은 136조 엔 상당의 일본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해외 투자자 보유 금액의 약 70%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이다. 높은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유럽인들은 전체의 15%만을 보유했다. 유럽 투자자들의 활발한 거래는 단기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인 가격 추세는 북미 투자자들의 행동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본 주식이 하반기에도 이러한 대규모 자금 유입을 이어갈지 여부는 미국의 상황에 달려 있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주식, 특히 그 강력한 성장 잠재력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

AI 칩 설계업체 엔비디아(Nvidia)는 시가총액이 4조 달러를 넘어선 역사상 최초의 상장 기업이 되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연이어 신고점을 경신하는 등 미국 기술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일본 증시가 장기적인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의 추이와 투자 심리 변화를 면밀히 주시해야 함을 시사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