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폭격 내부 평가 공개...미 정보기관 '과장된 주장' 지적"

미국 관리들과 정보 브리핑에 참석한 의회 관계자들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된 대규모 야간 폭격 작전에서 포르도(Fordow) 시설의 피해 결과는 가장 명확하게 평가됐지만, 나머지 나탄즈(Natanz)와 이스파한(Isfahan) 시설의 피해 정도는 여전히 분석 중이며 치명타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정보 평가에 정통한 미국 관리는 "이란의 핵프로그램이 전멸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 포르도 시설만 '성공한 파괴' 평가
미국 공군 B-2 은밀 폭격기들은 포르도 지하시설 환기구를 통해 12개의 대형 지하관통폭탄을 투하했다. 의회 관계자는 "깊숙이 묻힌 시설을 무너뜨리려는 목표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 전쟁 계획자들은 이란이 포르도 시설을 산속에 파낸 것에 맞서 특별히 3만 파운드급 지하관통폭탄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이 시설에 대한 정밀한 정보를 갖고 있어 확신을 더했다고 의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포르도는 우라늄 정제를 위한 수천 개의 고속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이란의 두 주요 시설 중 하나다.
그러나 포르도 최심층부의 원심분리기들이 파괴됐는지, 작동 불가능한 상태가 됐는지, 아니면 폭격 전에 옮겨졌는지는 여전히 중대한 미지수라고 의회 관계자는 말했다. 만약 원심분리기들이 현장에 없었다면 "이란이 다시 가동할 수 있다"며 "그것이 핵물질을 농축하는 핵심 부품"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 나탄즈·이스파한 시설 피해 '불분명'
이스파한 시설의 경우 펜타곤이 "거의 뚫을 수 없다"고 평가해 지하관통폭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의회 관계자는 전했다. 이란 최대 핵연구단지인 이스파한은 포르도보다 더 깊숙하고 단단한 암반 아래 묻힌 벙커를 갖고 있다. 대신 잠수함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지상 목표물을 파괴했다.
나탄즈의 다른 주요 핵농축시설 건물들은 미국 공습 며칠 전 이스라엘 전투기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후 B-2 폭격기들이 나탄즈를 대형관통폭탄 2발로 타격해 일부 지하 공간을 파괴했다.
의회 관계자는 나탄즈 지하시설이 파괴됐다는 점은 의심할 이유가 없지만, 후속 정보 상황은 포르도만큼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폭탄 피해 평가는 새로운 정보가 확보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란 핵시설 다수가 지하 깊숙이 위치해 전체 상황을 파악하기 복잡하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 이란 핵무기 추구 가능성 높아져
이스라엘 모사드 전직 관리인 시마 샤인(Sima Shine) 텔아비브대학교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들(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들은 핵폭탄을 원한다"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이란인들은 핵활동 재개 시 치를 수 있는 "대가를 알고 있다"며 추가적인 미국이나 이스라엘 공습 가능성을 언급했다.
샤인 연구원은 이스라엘 군사작전과 은밀한 작전이 수많은 이란 핵과학자들을 죽이고, 탄도미사일 발사대의 절반까지 제거했으며,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제작 시설들도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고급국제문제연구소 발리 나스르(Vali Nasr) 국제문제·중동연구 교수는 이란인들이 이스라엘과 "장기전을 벌이고 있다"고 믿으며, 더 큰 문제는 방공망 재건과 정보 구멍 메우기를 포함한 "이스라엘 위협의 관리"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 트럼프 행정부 '완전 파괴' 주장 유지
펜타곤은 타격으로 테헤란의 프로그램을 몇 달 뒤로 밀어냈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는 지난달 국방정보청(DIA)의 초기 비밀 평가를 인용한 언론 보도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숀 파넬 펜타곤 수석대변인은 성명에서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의 이란 핵시설들이 완전히 전멸됐다"며 "이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파넬 대변인은 이달 초 기자들에게 이란의 프로그램이 "1~2년" 후퇴했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지난 17일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으로 알려진 미국의 공습이 이란 핵프로그램을 위협 요소로서 제거했다고 계속 주장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이 말했고 전문가들이 확인했듯이,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은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전멸시켰다"며 "그의 결단력 있는 행동 덕분에 미국과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 그리고 핵 전문가들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이 프로그램을 많이 손상시켰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운명을 포함한 더 많은 정보 없이는 이란 지도부가 선택할 경우 핵무기를 향한 행진을 언제, 얼마나 빨리 재개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의회 관계자는 "행정부가 그럴 필요도 없을 때 승리를 선언하며 자화자찬하는 것은 스스로 만든 실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