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한 해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베센트 장관은 시장 불안과 정치·법적 리스크를 이유로 파월 의장을 당장 해임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 회의에서 “파월 해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이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당장 파월을 해임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 혼선을 빚었다.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됐다. 미국 의회와 금융시장에서는 연준 수장의 임기를 정치적 이유로 조기 종료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시장 불안 요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상원의원들은 “연준은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파월 해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 건물 리노베이션 예산 초과 문제를 파월 해임의 ‘표면적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국장은 “건설비 과다 지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감사가 필요하다”며 연준 내부 자료를 요구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 사안을 두고 참모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9월 파월 의장의 후임을 지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백악관 내에서는 케빈 해싯 백악관 수석경제보좌관이 유력한 후임 후보로 검토되고 있으며 베센트 장관도 최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후임 인선은 이미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연준 부의장인 필립 제퍼슨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로 파월 의장이 조기 해임될 경우 일시적으로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그러나 상원이 8월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해임할 경우 후임 의장의 인준이 지연되며 연준의 지도부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