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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트남, 내년부터 하노이서 ‘내연기관 오토바이’ 금지…전기이륜차 육성 팔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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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트남, 내년부터 하노이서 ‘내연기관 오토바이’ 금지…전기이륜차 육성 팔걷어

베트남 하노이 시내를 달리는 오토바이와 스쿠터들. 하노이에는 약 490만대의 오토바이와 스쿠터가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하노이 시내를 달리는 오토바이와 스쿠터들. 하노이에는 약 490만대의 오토바이와 스쿠터가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베트남 정부가 내년부터 수도 하노이 일부 도심 지역에서 가솔린 오토바이 운행을 전면 금지하고 이후 자동차까지 규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동남아 최대 오토바이 시장인 베트남이 전기이륜차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자국 전기차 산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이하 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내년 7월 1일부터 하노이 환일도로 안쪽의 호안끼엠·바딘 지역에서 내연기관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베트남 당국은 이 조치를 시작으로 규제 대상을 점차 외곽 지역과 내연기관 자동차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호찌민시·다낭 등 주요 도시들도 유사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전기이륜차 전환 통해 산업구조 재편…국산 브랜드 육성 가속

베트남의 이같은 조치는 단순한 교통정책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략 차원에서 내연기관 중심의 교통 체계를 친환경·첨단 제조업 기반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에서 전국적으로 등록된 이륜차는 약 7200만대 규모로 이는 베트남 내 대부분의 가구가 오토바이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1단계 조치가 시행되는 지역은 교통량이 많고 관광객이 밀집한 상업 중심지로 소음·매연·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책은 국산 전기이륜차 브랜드 육성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베트남은 빈패스트, 셀렉스모터스 등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전기오토바이 생산과 유통, 배터리 교환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빈패스트는 지난해 기준 전기오토바이 16만대 이상을 판매했고 셀렉스는 전국 단위 배터리 교환소 네트워크를 확장 중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전기이륜차 산업을 자국 내 배터리 산업·스마트 교통 시스템·친환경 에너지 산업과 연계해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충전 인프라·보조금 등 정책지원도 확대 예정


이같은 움직임의 장애 요인으로는 전기오토바이의 고비용, 충전 인프라 부족, 주행거리 우려 등이 꼽힌다. 그러나 베트남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 공공 충전소 확대 등 각종 인센티브 정책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일렉트렉은 "수백만대 오토바이를 1년 만에 전기 모델로 대체하는 것은 매우 빠른 일정"이라며 "정책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시민 부담 완화와 기술·인프라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동남아 전기이륜차 시장 재편 이끌 ‘선도 모델’ 가능성


베트남의 이번 조치는 동남아 전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부분 자동차보다 이륜차 중심의 교통 구조를 갖고 있으며 베트남의 전환 시도가 탄소국경세(CBAM) 대응과 해외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일본, 대만, 한국 등 내연기관 오토바이 부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시장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