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걸 중국 판매가 8000달러...미국 수입불가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관세와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비야디의 저가 모델까지 미국 시장 진입이 전면 차단되고 있어 소비자 선택권이 크게 제한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소비자들은 8000달러(약 1100만 원) 수준의 중국산 첨단 전기차를 직접 경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궁극적으로는 미국 내 전기차 경쟁력 약화와 친환경 정책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소비자 선택권 침해, 전기차 대중화 발목”
WP에 따르면 비야디가 생산하는 ‘시걸(Seagull)’ 등 인기 전기차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고관세와 각종 무역 장벽에 가로막혀 아예 수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과 일자리 보호,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들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와 수입 제한 조치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WP는 “이 같은 규제가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심각하게 제약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친환경차 보급 속도를 늦추는 역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내 전기차 업체들은 아직 대중적인 가격대의 모델을 대량 공급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에 다양한 경쟁자가 들어와야 가격이 내리고 혁신이 촉진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테슬라 차주 블라디미르 소린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는 모두 현지 생산이지만 산업 주도권을 놓치면 결국 중국이 시장을 가져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WP도 “중국이 이미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모두 갖춘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미국이 보호무역에만 매달릴 경우 머지않아 혁신의 주도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산업 보호만으론 한계…시장 개방·혁신 필요”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을 보호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과 친환경 정책 추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WP는 “전기차 시장은 이제 더이상 국경에 갇힐 수 없는 글로벌 경쟁 무대”라며 “미국이 소비자 선택권, 산업 주도권, 기후 변화 대응 등 여러 측면에서 스스로 기회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